펩시콜라, 코카콜라 제치고 게토레이 인수

중앙일보

입력

스포츠 음료의 대명사 격인 게토레이를 만드는 미국의 퀘이커 오츠사가 우여곡절 끝에 펩시콜라사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의 펩시콜라.코카콜라와 유명 생수 에비앙을 생산하는 프랑스의 다농 등 3개사는 그동안 퀘이커 오츠를 인수하기 위해 엎치락 뒤치락 숨가쁜 합병 협상을 벌여왔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펩시콜라는 2일 밤(현지시간)퀘이커 오츠를 1백34억달러에 인수키로 퀘이커측과 합의했다.

협상 관계자는 "양사 이사회가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에 찬성했다" 고 밝히고 "퀘이커 오츠의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펩시 주식 2.3주를 받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펩시측은 이와 함께 7억6천만달러에 이르는 퀘이커의 부채를 떠안기로 했으며, 퀘이커가 협상을 파기할 경우 4억2천만달러의 배상금을 받기로 했다.

펩시는 지난달 초 1백48억달러를 제시하며 퀘이커 인수전의 포문을 열었다. 퀘이커측은 이를 거절했다. 표면상의 이유는 제시 가격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펩시측에 향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보전책을 내놓도록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펩시의 라이벌인 코카콜라가 인수가를 1백57억달러로 높여 제시하며 인수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산됐다.

지난달 21일 코카콜라 이사회가 11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시장의 시선이 냉담하다" 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세번째 도전자는 다농이었다. 다농은 코카콜라의 인수 시도가 무산된 다음날 퀘이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으나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10%나 폭락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결국 펩시가 재도전에 나서 "펩시 주식을 받게 될 퀘이커 주주들이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볼 경우 이를 보전해 주겠다" 고 약속함으로써 인수 협상을 타결지었다.

펩시는 게토레이를 내세워 스포츠 음료 시장에서 경쟁업체인 코카콜라를 누른 뒤 여세를 몰아 탄산 음료 시장에서의 열세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게토레이는 미국 스포츠 음료 시장의 83%를 장악하고 있으며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는 12%, 펩시의 올스포트는 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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