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주, 다임러 사기혐의 추가 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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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자동차회사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분할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내 다임러크라이슬러 주주들이 29일 회사를 사기 혐의로 추가 제소했다.

독일 뷔르츠버그 대학 경영학과의 에케하르트 벵거 교수는 주간지 `슈테른(Stern)'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매각과 힐마르 코퍼 다임러 감독위원회위원장의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액 주주 이익 보호운동으로 유명한 벵거 교수는 다음 주총에서 이같은 요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문에서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문제와 관련, "특히 회사 합병과 관련된 소액 주주들의 공동 의사결정권이 증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벵거 교수는 두 회사의 합병 이면에는 자신들의 봉급을 미국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다임러-벤츠사(社)의 위르겐 슈렘프 회장과 경영진들의 욕망이 깔려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크라이슬러의 현재 위기는 사전에 예측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벵거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미국 뉴욕의 일부 크라이슬러 주주들이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합병과 관련된 억만장자 커크 커로리언의 고소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라스베이거스의 갑부인 커로리언은 자신의 회사 `트래신더'를 통해 다임러크라이슬러 주식 3%를 보유, 제3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커로리언은 댈러웨어주(州) 윌밍턴 지방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80억달러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소송 대리 법무법인인 `밀버그 웨이스 버샤드 하인스 & 레러치 LLP'는 소송이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다임러-벤츠, 슈렘프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됐다고 밝혔다.

논쟁의 핵심은 바로 크라이슬러가 회사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포장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만프레드 괴벨스 감독위원회 위원은 이날 한 경제전문주간지와 회견에서 크라이슬러가 1998년 합병 당시 주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주가를 급락시켰다고 비난했다.(슈투트가르트.뉴욕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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