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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2012 시사 총정리 ③ (2012년 3월 8일~4월 7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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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경순 기자

환경이냐 개발이냐, 명분이냐 실리냐. 나라의 큰 사업은 여러 가지 목소리에 부딪혀 난항을 겪기 마련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환경 파괴와 미군기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아줌마 3명이 험하기로 소문난 아르헨티나 피츠로이 산 등정에 성공해 화제를 낳았습니다. 길이가 무려 1050m에 이르는 세계 최고 난도의 수직 암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올라 여성 산악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정치 · 국제

구럼비=까마귀쪽나무를 뜻하는 제주방언으로 구롬비·구룬비라고도 불린다. 제주도 대부분의 해안은 바위로 형성되어 있으며 인근에는 구럼비 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이슈가 된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 역시 특정 지명이 아니라 제주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까마귀쪽나무 자생 해안 중 하나다. 제주 해군기지는 서귀포시 서쪽 중덕해안 48만㎡를 9770억원을 들여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건설한다는 프로젝트.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대군을 기치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은 정권이 바뀌자 반대하고 나섰다. 설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과 미군기지화, 환경 파괴 등을 우려하는 진보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고대녀’ 김지윤씨가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사진은 해군이 제주기지 부지 내 구럼비 해안 노출암에서 발파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본지 3월 8일자 8면, 3월 9일자 4면)

해결해(解決海)=동해나 일본해를 대신해 부르자는 제3의 명칭. ‘동해 지명과 바다 이름에 관한 국제 세미나’에서 폴 우드먼 전 영국 지명위원회 사무총장이 “한·일 양국 사이의 바다 명칭에 대한 분쟁이 국제사회의 해묵은 현안이 됐지만, 여전히 양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현실적인 화해의 해결책으로 제3의 명칭 사용을 고려해 보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해결해’, 일본은 ‘가이케쓰카이’로 표기하고 영어로는 ‘Sea of Resolution’으로 쓰자는 것. 유럽에서는 병기나 제3의 명칭 사용으로 지명 분쟁을 해결한 사례가 다수 있다. 유럽 대륙 북서쪽의 바다도 오랫동안 ‘독일해’로 표기되다 ‘북해’로 바뀌었다. (본지 3월 12일자 12면)

보시라이(左), 왕양(右)

태자당·공청단=태자당은 중국 공산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들로 구성된 정치 계파를 뜻한다. 태자당의 좌장은 쩡산(曾山) 전 내정부장의 아들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이다. 시진핑(習近平)·보시라이(薄熙來)·위정성(兪正聲) 등이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공청단은 공산당 청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에서 요직을 거친 당 간부 그룹. 덩샤오핑(鄧小平)이 장쩌민(江澤民)의 후계자로 발탁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좌장 격이다. 최근 태자당의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실각한 데에는 태자당과 공청단, 두 세력 간의 엄청난 힘겨루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표면상 실각 원인은 보시라이의 부하인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부시장이 미국 영사관 망명을 기도한 것이지만, ‘보왕지쟁(薄汪之爭)’으로 불리는 보시라이-왕양(汪洋)의 해묵은 알력 때문이라는 설이다. (본지 3월 15일자 14면)

사회 · 과학

뮬란(MULAN)=생체효소 중 하나. 암 촉진효소인 Akt를 분해해 암세포를 빨리 죽게 하고 암 확산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폐암이나 백혈병 등 암 속에서는 Akt가 과도하게 활동해 암세포 성장을 도우며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게 한다. 과학계에서는 Akt를 없애버리거나 과도한 활동을 막기만 하면 암세포의 죽음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다. 건국대 미생물공학과 안성관 교수와 배승희 박사팀은 뮬란이 다른 물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Akt만 표적으로 하며, 그런 일을 하는 장소도 미토콘드리아라는 사실을 알아내 뮬란의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해냈다. (본지 3월 19일자 21면)

근로장려세제(Earned Income Tax Credit·EITC)=일하는 차상위계층에 세금 환급 형태로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제도. 빈곤층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실질 소득을 지원해 주는 근로·복지 연계형 복지제도다. 미국에서 1970년대 도입됐고 한국에선 2009년 처음으로 근로장려금이 지급됐다. 부양가족 수, 전년도 근로소득, 주택·재산 수준에 따라 지원금이 결정된다. 지난해엔 한 가정에 연간 최고 120만원이 지급됐다. (본지 3월 20일자 4면)

사후(응급)피임약=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약품 내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하거나 수정을 교란해 임신을 막는다. 호르몬 함량이 사전피임약의 10배에 달해 구토·매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현대약품 ‘노레보’와 한국쉐링 ‘포스티노’ 등이 있다. 건강보험이 안 되며 가격은 1만5000~3만원이다. 한 해에 30억~40억원어치가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사후피임약을 의사 처방 없이 마트에서 팔되 18세 미만은 처방전을 받도록 했다. 캐나다·벨기에·핀란드·프랑스·스웨덴·스페인·호주·영국 등 상당수 국가도 논란 끝에 사후피임약을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본지 3월 28일자 1면, 3월 29일자 3면)

경제

mVoIP=무선 인터넷전화(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를 말한다. VoIP란 음성 전용망이 아니라 인터넷망을 통해 음성신호를 실어 나르는 기술이다. 일반 전화와 달리 음성을 디지털 파일 형태로 변환해 전송한다. VoIP 가운데 무선통신망을 이용하는 경우를 mVoIP라고 부른다. 무선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3세대(3G)·4세대(4G) 무선통신이 일반화되고 사용자가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골라 설치할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mVoIP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본지 3월 13일자 E4면)

플라자 합의=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주요 5개국(G5,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이 비밀리에 모여 합의한 외환시장 개입. 다섯 나라는 달러를 풀어 엔화 가치를 석 달 만에 16% 이상 떨어뜨렸다. 엔화 강세 유도는 2년 뒤 공식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일본 엔화는 버블 붕괴에 따른 디플레이션 여파 때문에 95년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본지 3월 19일자 E4면)

프리덤 푸드(Freedom Food)=광우병 파동을 겪은 영국에서 왕립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주축이 돼 1994년부터 시행한 제도. 타고난 본성에 맞게 동물을 사육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영국에선 프리덤 푸드 인증 마크가 안전하고 좋은 축산물을 고르는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프리덤 푸드 인증 기준인 5대 원칙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 복지의 준거로 활용되고 있다. 5대 원칙은 배고픔·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상처·질병으로부터의 자유, 공포·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알 낳는 용도로 키우는 닭(산란계)을 대상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본지 3월 20일자 E1면)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해킹=지능형지속위협이라 불리는 최신 해킹 기법. 공격 상대를 연구한 뒤 지능적으로 접근하는 해킹 방식이다. 소위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이라고 불리는, 사람을 속이는 사전 정지작업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 해커들은 방화벽을 뚫고 들어와 시스템을 무력화하거나 정보를 빼갔지만 보안업계의 방화벽이 갈수록 튼튼해지자 서버 시스템이 아닌 개인을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특정인에 대해 상세히 파악한 뒤 접근해 PC를 감염시키고 나면 이곳을 출발점으로 각종 정보를 빼간다. 장악한 PC를 좀비PC로 활용해 특정 사이트를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하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난 메이플스토리 1300만 명 회원 정보 유출 사건, 옥션·현대캐피탈·농협·SK커뮤니케이션즈의 보안체계가 뚫린 사건도 모두 APT에 의한 피해로 추정되고 있다. (본지 3월 26일자 E4면)

문화 · 스포츠

알파인 스타일=6명 이하의 소규모 등반대가 최소한의 장비와 식량을 직접 짊어지고 셰르파와 산소통의 도움 없이 정상까지 최대한 빨리 등반하는 방식. 사전 정찰을 하지 않으며 등반자가 직접 루트를 개척한다.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선등자(先登者)와 그 뒤를 따르는 후등자(後登者)를 연결하는 자일 1~2개만 사용하며, 선등자가 암벽에 박은 하켄 등의 장비도 후등자가 회수하며 올라간다. 산소기구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등반자 자력으로 정상까지 한 번에 올라가야 하므로 기존 방식보다 훨씬 위험하고 성공 확률도 낮다. 알파인 스타일은 1975년 이탈리아의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가 오스트리아의 피터 하벨러와 함께 산소기구 없이 57시간 만에 해발 8068m의 히든파크(가셔브룸 1봉) 북서벽을 등반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한국의 30~40대 여성 3명이 3박4일의 사투 끝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산맥의 피츠로이(3405m) 등정에 성공해 대한민국 아줌마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명희(39)·한미선(40)·채미선(40)씨로 구성된 등반팀은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1050m 길이의 피츠로이 남동능선을 알파인 스타일로 정복했다.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텐트나 침낭 없이 등반했으며 분말수프 한 개를 셋이 나눠 먹고 하루를 버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 끓이는 시간을 아끼려고 얼음을 깨 먹으며 수분을 보충하고 이틀 동안 절벽에 엉덩이만 살짝 걸친 채 쪽잠을 자며 버텼다고 한다. (본지 3월 13일자 2면)

사생팬(私生fan)=유명 스타의 공식 스케줄은 물론이고 사생활까지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뜻한다.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JYJ(재중·유천·준수)와 동방신기(유노윤호·최강창민)의 사생팬이 가장 극성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JYJ의 멤버가 사생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생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JYJ의 사생팬은 신분증을 도용해 복제폰을 만든 뒤 통화 내용을 청취하고, 자동차에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 쫓아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숙소에 무단 침입해 키스를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사생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예인이 자주 다니는 미용실과 식당 앞 혹은 숙소와 소속사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노숙도 불사한다.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라 불리는 JYP·SM·YG 사무실 앞에는 팬들이 늘 진을 치고 있다. 사생팬을 태워 스타를 쫓아다니는 ‘사택(사생택시)’뿐만 아니라 사생택시를 전문으로 운영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본지 3월 15일자 22면)

앙기아리 전투(The Battle of Anghiari)=피렌체 공화국이 메디치가(家) 축출을 기념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의뢰한 시(市)의사당 벽화. 가로 6m×세로 3m의 크기로 추정된다. 모티브는 밀라노를 상대로 한 전투 승리(1440년). ‘앙기아리 전투’는 당대 미술계에서 다빈치의 최고 작품으로 칭송됐다. 1603년 파울 루벤스가 이를 모사한 작품이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다빈치는 1505년 작업에 착수했지만 새로운 유화기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림을 미완성으로 남겨놓은 채 떠났다고 한다. 이후 메디치가가 다시 피렌체를 지배하면서 건물을 재건축했고, 1563년 조르조 바사리가 이를 기념한 ‘마르시아노의 전투’를 벽화로 남겼다. 최근 바사리의 벽화 뒷벽에 다빈치의 ‘앙기아리 전투’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사리 벽화의 균열 틈새로 소형 내시경을 집어넣어 추출한 안료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모나리자’ 등 다빈치의 대표작에 쓰였던 물감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다빈치의 작품을 모사했다고 알려지는 루벤스의 ‘앙기아리 전투’를 프린트한 대형 걸개. (본지 3월 14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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