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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PC와 팜 '용호상박'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추계 컴덱스 2000은 플랫폼으로서의 PDA 발전사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행사였다. PDA라는 물건을 전시장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택시 줄에 서있는 참석자들은 메모하고 스케줄을 점검하기 위해 PDA를 사용하고 있으며, 박람회 참가기업들은 최신 제품을 보여주기 위해 PDA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심지어 카지노 장에서도 이 물건들을 목격했다.

PDA 플랫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놀라운 사실이 아닐 것이다. 결국 150달러 짜리 포켓용 컴퓨터를 갖는 것은, 특히 쉴새없이 일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연락처와 캘린더를 이용하는 것은 여행 중일 경우 필수 불가결한 사업도구가 된다. 여기에 무선 인터넷 접속을 추가한다면, 지극히 강력한 플랫폼을 갖게 되는 셈이다.

팜, 핸드스프링, 소니, 컴팩, HP, 카시오 같은 PDA 벤더들은 이런 재정적 의무사항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한결같이 컴덱스를 공략할 수 있는 최고 제품을 내놓았다.

관람객 사로잡은 포켓PC

MS의 마케팅 능력은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 들어서는 순간 분명해진다. MS 랜야드를 목에 걸고 MS 쇼핑백과 다른 판촉물을 들고 가는 사람들의 무리는 MS가 컴덱스에서 전개하고 있는 전면적인 노력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증거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필자는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 도착하기도 전에 포켓PC에 관한 대대적인 광고에 사로잡히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지만, 사우스 홀에 들어서자마자 MS 랜야드와 쇼핑백을 받고 나서는 이 모든 다짐이 물거품이 됐다. PDA 경쟁에서 MS는 지리멸렬한 패배자에 불과하지만 소비할 돈을 많이 갖고 있는 회사다.

MS의 넓은 포켓PC 부스와 실제 시연회장은 쉽게 관심을 불러모은다. 결국 모든 포켓PC가 훌륭한 시연회를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PDA 모델들은 밝고 화려하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칠 수가 없다. 새로운 컴팩 아이팩 H3650(519달러)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어 마치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오는 미래 페리프 처럼 보인다. 489달러짜리 HP 조나다 540과 599달러짜리 카시오 E-125도 마찬가지다.

제품들은 색상이 화려하고 광택이 나며, 시끄럽다.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와 IBM 마이크로드라이브를 띄워 우아한 음악과 비디오를 끊임없이 반복해 틀고 있는 소형 장비들이 그야말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필자는 아이팩 장비를 20분 동안이나 만지작거리다가 "선생님! 그 포켓PC에서 물러나 주세요!"라는 소리를 듣고서 물건을 내려놔야 했다.

필요 없는 기능이 너무 많다

그러나 포켓PC의 문제는 이 제품들이 본질적으로 그다지 필요치도 않은 몇 개의 기능들을 가진 값비싼 주변장치라는 점이다. 물론 500달러 짜리 워터맨 펜을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 덜 비싼 모델, 또는 공짜 모델도 보통은 그만한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신세대격의 포켓PC는 MP3 플레이어를 내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새로운 1GB IBM 마이크로드라이브의 무삭제 영화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개의 전화번호와 캘린더를 이용하면 되는 상황에서 이 모든 기능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 모든 기능을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장비들은 전통적인 팜 장비의 거점인 생산성보다는 오락적인 측면에 좀더 치중하고 있다.

컴덱스에서 가장 두드러진 포켓PC 플랫폼 발표는 노바텔(Novatel)과 시에라 와이어리스(Sierra Wireless)에서 나온 새로운 리코체트(Ricochet) PC 카드 시연회였다.

이 PC카드 및 서비스는 놀라운 128Kbps로 인터넷 접속 및 서핑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런 속도는 유선 접속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다이얼 업 접속 속도보다 거의 3배나 빠른 것이다.

유일한 단점은 리코체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CDPD나 다른 셀룰러 프로토콜과는 달리, 리코체트의 서비스 구역에는 0.25~0.5마일마다 전봇대와 가로등 위에 특수 기지국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포켓PC 장비의 가장 좋은 점은 아이팩 3600같은 장비에 표준 크기의 PC 카드를 삽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12월에 공급될 리코체트용 노바텔 멀린(Novatel Merlin)이나 2001년 1/4분기에 나올 329달러 짜리 시에라 와이어리스 에어카드 400(Sierra Wireless AirCard 400)을 아이팩에 추가하면 팜 VII이나 옴니스카이(Omnisky)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CDPD 다이얼 업 서비스를 무색하게 만드는 훌륭한 웹 장비로 변신한다.

리코체트가 한정된 지역에서만 제공되며 월 70달러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다소 비싼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CDPD 모뎀도 그다지 나쁜 대안은 아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리코체트 서비스 구역 안에 포함되고 게다가 부유하다면, 가장 가까운 벤더에게 달려가 이 제품을 선택하라.

MP3와 영화는 친구들에게 과시하기에 매우 적합하지만, 128Kpbs 인터넷 접속 가능 핸드헬드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멋지고 유용한 PDA가 돼야 한다. 그건 그렇고, 팜이나 바이저 장비로도 리코체트 PC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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