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아이들이 뭘 보고 자랄지 … ” 한명숙 “죄송 … 그래도 MB 심판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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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마지막 일요일인 8일은 ‘부활절’이었다.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부활절 유세전’에서도 핵심 쟁점이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 쌍용동과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막말 파문’에 대해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금 야당의 한 후보가 특정 종교와 여성·노인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야당이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 우리 교육을 송두리째 마비시키겠다는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교육을 통째로 마비시키겠다는 작정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후보가 나올 수 있느냐”며 “이런 식으로 막 가는 국회와 정치는 막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봉주·김용민 마케팅’에 앞장섰던 한명숙 대표가 공천 실패를 인정한다면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진솔한 태도로 사과해야 한다”며 “김 후보가 참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그의 후보직 사퇴를 권유할 게 아니라 그를 출당(黜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서울의 선거구 19곳을 돌며 김용민 후보의 ‘막말·저질 발언’에 대해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는 “저는 죄 없는 민간인을 뒷조사하고, 미행·도청하고 e-메일을 뒤지는 정당의 후보, 서민경제를 파탄 내고 민생대란을 일으킨 당은 찍지 않겠다”며 “투표를 하면 국민이 이기고, 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이 이긴다. 투표해서 민간인 사찰로 민주주의가 무너진 공포의 정치 4년,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 강서을 김효석 후보 지원유세에선 “민주당은 서민경제를 살려내고 민간인 사찰 같은 더러운 정치를 안 하고 민주주의를 살려낼 것”이라며 “민주당에 표를 주면 서민경제가 살아나지만, 또 속아서 새누리당에 표를 주면 부자 정치, 민간인 사찰이 계속되고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세 도중 만난 대학생들에게는 “4월 11일에 투표해야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다”고도 했다.

김경진 기자, 천안=손국희 기자<9key@joongang.co.kr>

새누리, 민주당 처리 수위 겨냥
“김용민 사퇴 권고 아닌 출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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