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이장수 중국축구 충칭감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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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축구 기반을 앞세워 가파른 속도로 추격해 오는 중국축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중국축구협회(FA)컵대회에서 충칭(重慶) 리판을 정상에 올려놓고 잠시 `금의환향'했던 이장수(44) 감독은 24일 출국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축구의 앞날을 위해서는 일시적 처방보다는 긴 호흡으로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이장수 감독은 또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지도자생활의 꽃은 한국에서 피우고 싶다"며 "더욱 준비를 해 언젠가 (국내에서) 지휘봉을 잡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장수 감독과 일문일답.

--중국의 성장세가 가빠르다. 현지에서 본 중국축구는

▲한국이 16세이하 및 19세이하 중국청소년팀에 패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중국은 프로리그가 출범한지 7년밖에 안됐으나 원년부터 클럽시스템을 도입해 유소년시기에 우수선수를 발굴, 브라질 등 축구선진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등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성(省)마다 3~4개씩 있는 축구학교 역시 우수선수의 보급창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과도기여서 프로의식이 떨어지지만 곧 국가대표팀도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생각된다.

--바깥에서 본 한국축구의 약점와 대안은

▲이미 많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유소년 양성에 관심이 없는 한국축구의 파국을 예상해왔다. 감독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2002년 월드컵축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뒤를 생각해야 할 때다. 정부도 세제혜택을 줘서라도 더 많은 프로팀이 더 창단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한다.

--외국인감독 영입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자격이 없지만 선진기술을 이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를 준비시키는 일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내년 계획과 앞으로 목표는

▲1년 더 계약한 만큼 충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재미있는 공격축구를 계속할 것이다. 또 언제 해임될지 모르지만 두렵지 않다. 언제든 짐을 싸서 유럽으로 공부하러 갈 준비가 돼 있다.

단기적으로는 12월31일로 예정된 정규시즌 우승팀 다롄 스더와의 슈퍼컵을 대비할 것이고 내년 2월 전지훈련은 다시 한국에서 실시할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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