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만달러에 마을을 통째로 팝니다"

미주중앙

입력

"인구 1명. 해발 2438m. 뷰퍼드 와이오밍 팔아요"

미국 중서부의 한 외딴 마을 전체가 경매에 나왔다. 미국에서 가장 작은 마을로 알려진 이곳은 와이오밍주의 주도 샤이엔에서 동쪽으로 50km가량 떨어진 뷰퍼드. 경매 시작가는 단돈 10만달러다.

주정부가 인가한 자치구역인 뷰퍼드에는 현재 유일한 마을 주민이자 주인인 돈 새먼이 혼자 살고 있다. 대다수의 다른 지역에서라면 방 한 칸짜리 아파트 한 채 정도 겨우 구할 금액이지만 뷰퍼드를 구입하는 사람에겐 4만㎡ 대지 위에 단독주택 한 채와 주유소 그리고 이동통신탑까지 덤으로 따라간다.

경매가 진행 중인 '뷰퍼드트레이딩포스트'의 웹사이트는 "1994년 구입한 조립식 주택 1채 1895년에 지어진 3칸 반 규모의 마구간 100년 된 헛간 등의 생활시설뿐만 아니라 24시간 가동하는 주유시설과 우체국 대형주차장 임대 이동통신 탑 학교 겸 오피스 건물 한 채 등의 편의시설까지 완비하고 있다"고 광고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매자의 생계수단까지 마련돼 있다. 새먼이 운영하는 '뷰퍼드트레이딩포스트'는 이 작은 마을의 유일한 상점이다. 뉴저지주와 캘리포니아주를 잇는 동서부 횡단고속도로(I-80) 인근에 위치한 이 상점은 샤이엔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는 차량의 휴게소 역할을 하며 꾸준한 매출을 올린다.

1800년대 후반 미 대륙횡단철도 건설에 동원된 근로자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뷰퍼드는 한때 인구 2천명의 도시로 성장했었다. 그러나 철도공사가 완료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갔고 이제 새먼도 떠나려한다.

뷰퍼드의 '시장'을 자처하는 새먼은 1980년 처음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이곳 뷰퍼드로 옮겨 온후 2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수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하나뿐인 아들도 성장해 외지로 떠나면서 그는 이제 쉬고 싶다고 말한다.

새먼은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은퇴를 고려하고있다"면서 "이제 뷰퍼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도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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