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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납품사 '주종관계' 개선 활발

중앙일보

입력

영원한 '주종관계'로 인식돼왔던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와 제조.납품 협력업체 사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한 협력업체 모집, 입점업체와의 상품 공동개발에 나서 협력업체 위에 군림해왔던 구태를 벗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열린 상품본부(www.buying.e-hyundai.com)'라는 사이트를 개설, 거래 희망업체 및 기존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자사 조직현황, 입점 절차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온라인으로 입점 신청도 받고 있다.

또 입점업체 관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상담결과를 확인하고 의문점이 있으면 해당 구매담당자에게 문의할 수 있도록 담당자 1백50여명의 명단과 연락처를 사이트에 올려놨다.

TV홈쇼핑 업체인 LG홈쇼핑은 다음달 15일까지 판매 상품을 공개 모집한다. 제조.납품업체 뿐만 아니라 상품으로 개발 가능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개인도 응모할 수 있다.

그간 중소기업 상품을 주로 판매하며 협력업체 위에 '군림'하던 홈쇼핑 업계의 관행상 LG홈쇼핑의 이번 협력업체 공개모집은 관련업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형 할인점과 제조업체가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빙그레, 제일제당, 종근당 등 식품 및 약품 제조회사와 손잡고 기존 상품의 용기 포장 방식을 바꾸거나 신제품을 개발해 여러 '히트 상품'을 쏟아냈다.

빙그레가 개발한 막대형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지난 여름 1천㎖ 용량의 떠먹는 아이스크림으로 바꾼 것도 이마트 담당구매자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더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여름 세일 이후 매출이 꺾이자 백화점측이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1%나 올렸다'며 '여전히 협력업체측에서 보면 백화점, 할인점은 넘어서기 힘든 담벽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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