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냉각→실물경기도 식는다

중앙일보

입력

소비활동의 뚜렷한 위축에 이어 실물경기도 식어가는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다.
10월 중 부도업체수가 올들어 가장 많았고, 9월의 산업부문 에너지소비가 올들어 처음 감소했다는 통계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 10월 부도기업 6백6개〓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10월 중 부도업체수는 9월에 비해 1백26개 늘어난 6백6개로 지난해 12월(6백7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도업체는 1월의 5백99개 이후 계속 감소해 9월엔 4백80개까지 줄어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연구원은 "10월에는 도.소매업 등 소규모 서비스업체들의 도산이 많았는데, 이는 대우차 매각 실패.현대건설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과 이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이 반영된 때문"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9월에 터진 한국종금.중앙종금 부도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으면서 10월의 금액기준 어음부도율은 0.22%로 9월(0.30%)보다 조금 하락했다.

한편 10월 중 서울 등 8대 도시의 신설 회사수는 2천9백90개로 전달(2천6백30개)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부도업체가 워낙 많이 늘다 보니 부도법인수 대비 신설법인수의 배율은 11.6배로 지난해 5월(11.3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창업바람도 시들해졌다는 것이다.

◇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 줄어〓산업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1.8% 늘어났지만 산업부문 소비량은 6백62만9천TOE(석유로 환산한 t)로 지난해 9월(6백63만2천TOE)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송부문도 1.1% 줄었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추석과 같은 계절적 요인에다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 상승 등에 영향받아 제조업 가동률이 전년보다 1.3%포인트 떨어진 78.1%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월 중 휘발유 소비량도 가격인상의 여파로 지난해 동기보다 13.6%가 줄어들었으며, 올들어 휘발유 차량 대당 평균소비량(1백11.8ℓ)도 지난해보다 5.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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