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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하려던 경북관광공사 … 경북도, 1770억에 사들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경북도가 계약을 체결한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인수가 순조로울까.

 경북도는 지난 26일 도청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관광개발공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정부의 민영화 방침 이후 오랜 시간 경북도와 한국관광공사가 줄다리기를 벌여 온 인수 절차가 첫 단추를 꿴 것이다. 도는 곧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5월까지 임원을 공모할 계획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1971년 정부가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세계은행(IBRD) 차관을 재원으로 설립한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이다. 그동안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고 관리를 맡아 왔으며 현재는 경주 감포와 유교문화권인 안동관광단지를 개발 중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현재 직원 145명(일반직 90, 계약직 55)에 자산은 2117억원이며 부채가 1280억원에 이른다. 도의원 등은 도가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인수를 강행할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이 더 어려워지는 데다 보문관광단지 개발이 끝났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인수에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도는 경북관광개발공사가 민간에 매각되면 경주시민을 비롯한 도민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데다 공사에 근무하는 종사원의 고용 문제가 발생한다며 인수를 밀어붙였다. 인수 가격은 한국관광공사가 당초 경북관광개발공사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3352억원으로 산정됐다며 이 금액을 요구했지만 협상 결과 매매계약은 1770억원으로 이루어졌다. 차액 중 1341억원은 자산 가운데 도로 등 공공시설로, 도는 무상으로 기부받는 형식을 취했다. 소공원 등에 해당하는 나머지 자산 241억원은 법원의 조정 결과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10년 분납한다. 올해는 관련 예산 280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초미의 관심거리였던 고용 승계는 임원을 제외하고 도가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남은 문제는 이들의 임금 문제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가 인수하면 공사의 성격이 공기업에서 지방공기업으로 바뀌게 되며 그때부터 지방공기업법을 적용받는다”며 “지방공기업의 임금은 공기업보다 낮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북관광개발공사 강윤구 노조위원장은 “계약 사항을 파악 중”이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 승계와 임금·복지를 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금은 지금도 인근 현대호텔 등과 비교하면 낮다는 것이다. 노조는 민노총 소속이다.

 따라서 앞으로 노조가 임금 보장과 근로 조건 등을 내세워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도와의 진통이 우려된다.

경북관광개발공사 현황 및 인수액

총 자산 2117억원
총 부채 1280억원
직원 수 145명
당초 요구액 3352억원
매매 계약금(10년 분납) 177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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