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주간 리뷰 - 11월 둘째주

중앙일보

입력

겨울과 함께 찾아온 프로농구 리그는 삼성의 화려한 첫주 보내기로 한주를 마감하였다. 삼성은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삼성의 가장 커다란 강점은 주희정의 기량 향상과 신인 이규섭의 가세다.

여기에 맥클래리라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영입한 것이 공수의 짜임새를 몰라보게 좋아지게한 요인이었다. 삼성은 무스타파 호프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대체로 들어온 대릴 프루가 나름대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삼성의 전력 안정에 보탬이 되었다.

12일 경기에서 SK를 상대로 문경은등이 보여준 잘 짜여진 팀 플레이는 삼성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졌음을 나타내는 좋은 본보기였다. 반면에 지난 한주동안 가장 괴로웠던 팀은 동양이었다. 동양은 어딘가 모르게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며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처음부터 외국인 선수 지명에 골치를 앓았던 동양은 국내 선수들 마저 제자리를 찾지 못하며 팀 전력의 극대화에 실패하고 있다. 보다 세심한 선수단 관리와 안정적인 팀 운영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삼성과 동양의 뚜렷한 희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팀들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LG는 개막전 패배이후 쾌조의 4연승을 거두며 단독 2위에 나섰는데 그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이적생 조성원에게 있었다. 고비마다 가공할 만한 외곽슛 솜씨를 자랑하고 있는 조성원은 이번 시즌 LG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시즌 최하위의 치욕을 겪었던 신세기는 켄드릭 브룩스가 놀라운 개인기를 뽐내며 3승2패로 성공적인 첫주를 보냈다. 한편 삼보는 3연승뒤 2연패하며 불안하지만 선두를 위협할 수 있는 상위권에 올라 희망적인 한주를 보냈다.

그러나 세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던 현대와 지난 시즌 우승팀 SK는 전력상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하며 2승3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골드뱅크, SBS, 기아 역시 2승3패를 거두며 중위권을 형성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현대와 SK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현대는 맥도웰의 공백을 절감하며 시즌초를 어렵게 보내게 생겼고, SK는 서장훈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한 컨디션을 면치 못하며 불안한 시즌 출발을 하고 있다.

골드뱅크와 SBS는 역시 완전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주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반면에 기아는 김영만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아직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약점이다.

어떻든 지난 한 주를 돌이켜 보면 삼성과 동양이 극과 극의 운명에 처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8팀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어 순위 싸움이 격렬해질 공산이 커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매경기에 오버 페이스를 하다보면 시즌 중반에 힘이 달릴 팀이 생길 것이다. 2, 3라운드를 겨냥하여 체력적 준비를 하는 팀만이 향후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