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걸린 하룻밤..잠 못이룬 현대

중앙일보

입력

퇴출기업 판정 전야. 서울 계동 현대사옥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2일 저녁 한달만에 귀국하자 마자 바로 사옥으로 향했다.
이때부터 12층 회장실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선 채 鄭회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이어 이창식 현대투신증권 사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李사장이 鄭회장 옆에 앉아 보고하는 사이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이 들어와 시계를 들여다보며 시간이 없음을 알렸다(사진 위로부터).

鄭회장 일행은 오후 9시40분쯤 회장실을 나와 황급히 시내 모처로 향했다.

이들은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등을 만나 현대가 마련한 추가 자구방안에 대해 자정무렵까지 담판했다.

한편 정상영 KCC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동생.아들 일가는 3일 가족회의를 열기로 했다.

가족회의는 정몽헌 회장이 명예회장의 재산을 내놓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 친족계열.관계기업들이 현대건설을 도와줄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2일부터 전주 상용차 공장 등 지방사업장을 돌아보고 있어 3일 가족모임에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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