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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검사, 경찰질의서 쓰레기통에 처박았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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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황운하(경찰대 1기·사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각종 사건에 연루된 판·검사들이 경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어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현 상황을 ‘프랑스 혁명’에 빗대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판·검사의 기득권을 바스티유 감옥 습격처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 기획관은 최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는 경찰에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건 당사자인 판·검사들이 경찰 수사에 불응하면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경찰에 나오지 않으면서 ‘기자들이 죽치고 있어 못 나가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법원에선 사건 관계인들이 포토라인에 서서 촬영을 당하고 있는데, 왜 자기는 기자들 핑계를 대느냐”며 “차라리 몸이 아프다든지 재판 일정이 있다고 하라”고 밝혔다. “결국 자기는 신분이 판사니까 안 나오겠다는 것 아니냐. 이는 매우 봉건적인 발상”이라고도 했다.

 기소청탁을 받았다는 박은정 검사와 후임인 최영운 검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황 기획관은 “경찰이 사건 초기에 전화를 걸었을 때 최 검사는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며 “자기는 참고인이란 건데 검찰에서 그동안 참고인 구인제도가 필요하다고 얼마나 역설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박은정 검사는 경찰의 서면질의서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는지 답변이 없고, 최 검사는 여론이 나빠지자 이번엔 답변을 보내왔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불충분한 답변뿐”이라고 말했다. 황 기획관은 “프랑스 혁명은 바스티유 감옥 습격이 도화선이 됐다”며 경찰의 ‘판·검사 줄소환 사태’를 평민이 귀족을 몰아낸 바스티유 습격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거센 여론에 힘입어 강고하던 (판·검사의) 기득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나경원 전 의원은 21일, 김재호 판사와 박은정 검사는 22일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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