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싸졌어요] 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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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값이 이만저만 싸진 게 아니다.

한개에 1만원을 넘어 사먹을 엄두도 못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천원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한화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 신고배 한개에 상품은 9백원, 특품은 1천2백~1천4원 정도 한다.

추석 전만 해도 전남 나주쪽에서 처음 나온 조생종 신고배의 경우 상품이 한개에 5천5백원, 특품이 8천원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한두달 사이에 값이 80% 이상 떨어진 것이다.

배 값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추석 이후다. 추석 때는 잘 익은 배가 별로 없어 부르는 게 값이었으나 연휴 직후 소비가 크게 줄어 한개에 2천원으로 급락했다가 지난달 초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더 떨어졌다.

지난 9월초 태풍 프라피룬 때문에 상당량이 땅에 떨어지긴 했지만 수확량은 9월말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4%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는 배 20~25개 들이 15㎏ 한 상자(상품 기준)가 1만8천원에 경매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시세를 평균한 표준가격(2만6천6백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내린 가격이다.

정부에서는 수년전부터 농민들에게 고소득 작물인 배나무를 재배하도록 권장해 왔다.

이에 따라 매년 재배면적이 늘어났고, 그때 새로 심은 나무에서 본격적으로 배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이후 배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값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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