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한국 인터넷 서점

중앙일보

입력

한바탕 IT업계 ‘뜨거운 감자’ 로 출판계와 인터넷 서점간의 설전으로 전전했던 ‘도서정가제’ 가 결국 Yes24와 와우북의 ‘출판계의 도서정가제 수용’ 이라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함으로써 그동안 이번 공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던 네티즌들에게 충격이었다.

27일, yes24와 와우북은 각각 사이트에 ‘도서판매방식 변경에 따른 공지’ 를 띄우고, 구구절절(?) 나열된 글에서는 ‘정공법’ 으로 돌파해 보겠다는 인터넷 서점인들의 초기 의지가 무색할 정도로 ‘현실에 굴복’ 하는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로 하여금 실망과 당황스러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특히, Yes24 는 이번 도서정가제 수용 입장을 표명한 글에서 “도서정가제가 그 해결책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10월 21일부터 할인판매하는 인터넷서점에 대해 일제히 납품하지 않기로 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출판계의 행위가 옳다고 보지 않습니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에 대항할 마땅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라고 밝혔다.

또한 와우북은 “이러한 입장의 대립은 출판사, 서점, 소비자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와우북은 서점 본연의 임무인 도서공급을 못 하게 되는 상황까지는 갈 수 없기에 일단 출판인회의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고 함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출판문화유통의 길을 찾아보고자 머리를 맞대기로 하였습니다.” 라고 입장표명을 했지만, 서로 얼굴 붉혀가며 설전을 벌였던 이해관계자들간 ‘머리를 맞대며’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3인방 가운데 두곳인 yes24와 와우북이 조만간 변경된 판매방식을 적용한다. 11월 13일부터 적용, 시행하기로 한 Yes24는 차선책으로 배송료 무료와 10% 마일리지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인터넷 서점이 왠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한편, 알라딘은 ‘10월 21일부터 할인 판매하는 인터넷서점에 대해 일제히 납품하지 않기로 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출판계의 행위’ 를 비판하고, 지금처럼 할인판매는 계속 해 나갈 의사를 밝힘으로써 앞으로 남은 ‘출판 및 인쇄진흥법’ 의 향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