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배 속에 칼 품은 불순분자 골라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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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말씀’ 자료.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불순분자를 색출해 숙청하도록 지시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4일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임명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에게 지시한 ‘말씀’ 자료에서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 탄생 100년(4월 15일)을 앞두고 주민 생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인민의 생활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처럼 선전해선 안 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우리나라의 제도에 대한 반감의 싹이라고 규정해 법적으로 처분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 이어 “정말 위험한 것은 배 속에 칼을 품고 때를 노리고 있는 극소수의 불순분자”라면서 “인민보안, 사법검찰 부문 일꾼들은 철저히 배 속에 칼을 품고 있는 자들만 골라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이는 인민들에게는 애정 넘치는 지도자인 것처럼 보이려는 김정은 체제의 전략”이라며 “반면에 내부로부터의 쿠데타 움직임에 대해선 강한 위기감을 갖고 쿠데타 세력들의 제거를 서두르고 있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정은은 또 “촌각도 지체하지 말고 한 발짝도 양보하지 말고 무조건 최후까지 (김정일의) 유훈을 수행하는 것이 나의 움직일 수 없는 결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도 다단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급격한 변화를 동반하는 개혁조치는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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