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수와 진보를 오가고 있다. 지난 4일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비판하는 집회에 들렀던 그는 방송노조에는 지지의사를 천명했다.
안 원장은 12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한 달째 파업 중인 MBC 노조와 인터뷰를 하고 “진실을 억압하려는 외부 시도는 있어선 안 된다”며 “정권에 따라 경영진이 바뀌고 보도 방침이 바뀌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방송 논조가) 바뀌지 않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 모두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안 원장은 언론과 개별 접촉을 삼갔다. 하지만 MBC 노조의 인터뷰 제안에는 응했다. 인터뷰 와중에 거침없는 발언이 이어지자 MBC 노조 측이 오히려 “파업 지지가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염려’까지 했을 정도였다.
안 원장의 이런 ‘상극(相極) 행보’는 지난해 12월 14일 ‘산업화의 상징’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빈소와 같은 달 30일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상임고문 빈소에 예고 없이 등장한 것과도 비슷하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4·11 총선을 앞두고 슬슬 몸 풀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안 원장이 총선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는 상황에서 ‘제3의 대안’이라는 위상을 계속 확보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행보”라며 “정치권 밖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계속 보여 줄 것”으로 내다봤다.
양원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