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학] 의료비용 어떻게 하면 줄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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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 얻기'

어려워보이는 경제학도 풀어쓰면 이런 뜻이 되지요. 그러나 이러한 원리는 물건을 사고 팔 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내고 진료를 받는 의료도 마찬가지지요.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분야가 바로 보건의료입니다.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의료비가 차지해 국방비와 교육비를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소비자인 환자는 공급자인 의사에 비해 전문지식이 부족하므로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자신에게 꼭 맞는 의료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마다 비용에 비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엔 복잡한 이론도 많지만 원칙은 간단합니다.

첫째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간암환자가 간이식수술을 받기 위해선 1억원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수 만원에 불과한 예방접종으로 B형간염에 걸리지 않으면 간암에 걸릴 확률이 2백분의 1로 줄어듭니다. 에이즈만 하더라도 한 사람의 감염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매년 수 천만원의 약값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돈을 성교육을 통한 예방사업에 쓴다면 수 천명의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둘째 흔하고 위중한 질환일수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한국사람 5명 중 1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이 대표적입니다. 남성에겐 위암이, 여성에겐 자궁경부암이 가장 흔합니다. 그러나 위암은 위장내시경, 자궁경부암은 질세포진 검사란 훌륭한 수단이 있습니다. 이들 검사비를 합친 5만원 내외의 비용이면 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셋째 첨단의학보다 기본에 충실해야합니다.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신약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한 달 약값만 수십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하루 30분씩 달리는 것만으로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한번 검사에 수십만원씩 소요되는 폐암검진용 첨단CT도 있습니다. 그러나 금연 한 가지만 못합니다. 인공치아를 심는 임플란트란 첨단치료가 있지만 수백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평소 칫솔질만 열심히 해도 나이들어 고급차 한 대값은 건진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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