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안병원, '포스트시즌 비밀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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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공백기로 팬들의 기억속에서 희미해진 프로야구 LG의 안병원(27)이 플레이오프에서 팀에 소중한 1승을 안기며 부활을 노래했다.

안병원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6⅓이닝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안타 1실점으로 두산의 강타선을 깔끔하게 막아내 팀의 4-2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와 두산이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펼쳐진 3차전은 타선의 무게에서 앞선 두산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

막강 타선을 자랑하고 있는 두산은 좌완 파머 대신 최근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최용호를 선발로 내세우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비해 엷은 선발 투수진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LG의 코칭스태프는 큰 경기에서의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안병원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안병원은 최고시속 143km의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적절히 조화시킨 노련한 투구로 급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두산 타자들을 농락,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2년 태평양 소속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안병원은 데뷔 첫해와 94년 각각 10승과 11승을 기록하며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던 선수.

그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안병원은 지난해 초 임선동(현대)과 트레이드돼 쌍둥이 유니폼을 입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7경기에 나와 승리없이 3패만을 기록, 팬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올 시즌 중반까지 재활 훈련에 몰두했던 안병원은 시즌 막판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면서 선발투수난에 시달리던 LG의 '비밀병기'로 떠올랐다.

안병원은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한 만큼 최선을 다해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했다.(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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