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좋은 습관 들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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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방학 동안 느슨해진 아이의 습관을 바꾸느라 엄마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계획적이고 규칙적인 학교 생활을 익혀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엄마가 윽박지르기보다 독서를 방법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아이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보고 교훈을 깨닫고 자신의 행동 습관을 고치도록 도와주는 독서다.

 도서출판 예림당의 ‘저학년을 위한 좋은 습관 기르기’ 시리즈를 활용해보자. 그 중 하나는 『아홉 살 지각 대장』이다. 늦잠꾸러기 슬기의 말썽 때문에 가족이 곤란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교시간에 늦을까 늦잠꾸러기 슬기를 깨우기 위해 침실로 들어선 엄마와 아빠. 그런데 슬기가 없어졌다. 깜짝 놀란 엄마와 아빠가 온 집안을 뒤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슬기는 보이지 않는다.

 아빠와 엄마는 ‘유괴’ ‘실종’이라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경찰서에 신고한다. 경찰이 도착해 집안을 수색한 결과 날카로운 눈썰미가 주목한 곳은 바로 슬기의 침대 밑. 일찍 일어나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침대 밑에서 이불을 둘둘 말고 잠들어 있는 슬기를 발견했다. 결국 슬기는 엄마아빠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경찰차를 타고 학교에 등교한다. 다소 과장된 내용이지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게으른 아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교훈을 심어준다.

 ‘저학년을 위한 좋은 습관 기르기’ 시리즈는 한 가지씩 나쁜 습관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금까지 모두 4권이 출간됐다. 『아홉 살 지각 대장』에선 게으름뱅이 슬기를 비롯해, 『아홉 살 선생님』 에서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부왕이가, 『책 괴물이 나타났다』 에선 책 읽기 싫어하는 보람이가, 『아홉 살 사장님』 에선 절약할 줄 모르는 다빈이가 각각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의 나쁜 습관이 빚는 사건을 겪고 이를 개선하고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만난다. 『아홉살 지각 대장』에서 경찰차를 타고 등교했던 슬기는 엄마 아빠의 권유로 계획 캠프에 가게 된다. 엄격하고도 따뜻한 대장교사의 지도로 또래들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익히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계획의 중요성과 그 실천 방법을 익히게 된다. 시간이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시간을 아끼고 소중히 해야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스스로 할 일을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 등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홉 살 선생님』의 부왕이는 산신령 선생님을 만나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된다. 책상에 5분만 앉아 있어도 온몸이 근질근질하고 졸음이 쏟아졌던 부왕이었다. 하지만 산신령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5분씩, 10분씩 차츰차츰 시간을 늘려 공부하다 보니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책 괴물이 나타났다』의 보람이는 엄마가 선물해 준 책들이 모두 괴물로 보일 정도로 책 읽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산신령 선생님을 만나 독서 습관이 생기는 비법을 따라 하면서 책 선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된다는 내용이다. 『아홉 살 사장님』의 다빈이는 돈을 많이 벌어 펑펑 맘대로 쓰며 사는 게 꿈이다. 절약의 ‘절’자도 이해 못하던 다빈이가 재활용 수거함에서 주운 물건을 고쳐서 벼룩시장에 내다 파는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왜 절약해야 하는지, 돈은 어떻게 써야 가치 있게 쓰는지 알게 된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습관은 한번 몸에 배면 고치기 어렵다. 잘못된 습관은 어렸을 때 바로 잡기가 더 쉽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왜 그런 습관을 들여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고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채지민 pd myjjong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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