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 4개로 분할 추진

중앙일보

입력

미국 AT&T가 최근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회사를 4개로 분할하는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등이 23일 보도했다.

AT&T는 지난해 6백4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미 최대 케이블TV.장거리 전화업체다.

AT&T 경영진이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그랜드 슬램 계획' 에 따르면 주요 4개 사업부문 가운데 3개가 떨어져 나가고, 규모가 가장 큰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만 남아 AT&T 간판을 유지한다.

광대역 서비스.무선통신.개인 서비스 등 3개 분야는 1~2년 내에 별도 회사로 분사된다. 그러나 이들 3개사도 AT&T와 계약을 하면 브랜드.네트워크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는 있다.

이사회는 이 계획안을 검토, 25일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T&T는 1984년 반독점법에 의해 여러 지역회사로 강제 분리된 후 96년에는 스스로 통신장비 분야를 별도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로 분사시킨 적이 있다.

AT&T가 이같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한 것은 97년 이후 케이블TV 인수에만 1천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덩치가 비대해진데다 올들어 무선 장거리통신 요금 인하, 통신업계 경쟁 가속화 등으로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T&T가 4개로 분할되면 다양한 종류의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 내부에 반대 의견도 있는데다 사업부문간에 얽힌 세금.부채 문제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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