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그룹 총지휘 레흐만 교수 인터뷰]

쟝 삐에르 레흐만(55.사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교수는 1995년부터 에비앙그룹 회의 산파역을 맡아 지금까지 진행을 총지휘해왔다. 레흐만 교수는 프랑스 국적으로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석사,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어떤 사람들이 에비앙 그룹에 참여하고 있나.
"아시아.유럽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70여명정도 된다. 관계.재계.학계.언론계를 망라하고 있는 이들은 아셈(ASEM) 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두 지역간에 인적.학문적 교류를 해왔다."

- 그동안 거둔 성과라면.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정책결정자들과 씽크탱크의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30%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30%는 해마다 각 지역의 전문가들을 새로 보강해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WTO나 각국 정부에 정책건의도 한다. 각국 정부는 정치적 압력에 너무 약하고 기업들은 너무 근시안적이다. 에비앙그룹은 따라서 자유무역 체제 확립을 위해 정부나 기업차원에서 할 수 없는 전략을 수립하고 자유무역의 당위성을 알리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이끌어 낸 구체적인 정책변화들이 있나.
"농산물 부문등은 자유무역체제가 전면적으로 도입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하지만 조금씩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부문의 경우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 자유무역과 세계화에 대한 NGO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
"NGO들의 활동은 매우 긍정적이다. 환경은 절대 보호해야 하며 인권 또한 각국 정부에 끊임없이 압력을 가해야 하는 분야다. 개인적으로 국제사면위원회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유무역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소득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은 급변하는 기술혁명 탓이지 자유무역 때문이 아니다. NGO활동은 자유무역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을 재교육하는 체제를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그가 자유무역을 신봉하는데는 유태인으로 나치의 박해를 겪은 개인적인 경험도 큰 이유가 됐다. 자유주의가 무너지면 급진주의가 득세한다는 것이 오랜 신념이다.<에비앙 그룹이란…>

첫번째와 두번째 회의가 열렸던 스위스 제네바에서 40㎞정도 떨어진 지명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에비앙 생수회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1995년 아시아와 유럽간 활발한 대화로 WTO에 바람직한 자극을 준다는 취지아래 만들어졌으며 아시아 개최는 올해 서울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