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IT산업] 업종별 현황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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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테헤란밸리. 올해 초 7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아 자금 사정이 넉넉한 인터넷 회사인 B사.

지난 3년 동안 회사를 키우느라 밤낮없이 일했다는 C사장은 "많은 업체에서 합병 제의가 들어오지만 우리 회사가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새로운 투자나 기술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C사장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

이렇게 기술개발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잠수' 해 있다가 6개월~1년 후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정보기술(IT)관련 기업의 단면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비중의 26%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산업은 64메가D램 가격 폭락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동통신은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이 주춤하고 있으며, 침체기에 빠진 PC시장은 이미 중소업체의 줄도산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IMF체제 이후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닷컴 기업은 자금난으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쓸 뿐 기술개발은 엄두도 못낸다.

우리나라 IT산업을 선도해온 반도체, 기술개발의 활력소인 벤처, IT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 등 3대 핵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경제 성장의 '엔진(IT산업)' 과 '연료(투자)' 에 단단히 탈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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