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주요 외신 반응

중앙일보

입력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
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구체적인 성과물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거나 회의 결과와 정상들의 발표 내용 위주로 간략히 보도했다.

물론 이번 회의에 대한 비판적인 논평은 ASEM의 성격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지 이번 3차 회의만의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주최측의 잘못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신들은 이번 회의 역시 정상들의 친교적 회합이나 주요 의제들에 대한 선언적 합의 이상의 성과를 얻어내지 못해 방콕.런던 회의에서 나타난 문제들이 또 다시 표출됐다고 보도하면서 당초 예정된 주제보다는 유럽 국가들의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1일 "이번 ASEM의 유일한 실질적 성과가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이라는 점은 다음 회의부터는 보다 효과적인 형식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참가 대표들이 앞으로 좀더 실질적인 의제들을 다루자고 제안했지만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인권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부분이 부각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 다음 회의에서의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일본 마이니찌 (每日)
신문도 이날 "한반도에서의 유럽 국가의 영향력이 작아서 이번 서울선언의 평가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고 보도했다.

BBC는 "ASEM은 점점 김이새고 있다" 고 표현하며 이보다 더 실랄히 비판했다.

이 방송은 "이번 회의 참가자들 조차 ASEM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 고 전한 뒤 양 지역의 현안에 보다 도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이번 회의가 최근 원유가 급등 사태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원유 수급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였으며 불법 이민.마약.여성 및 아동 학대 문제에 보다 실질적인 접근이 이뤄져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IHT)
은 유럽 국가들은 인권 문제를 부각하려 했으나 아시아 국가들은 이에 반대하는 등 양측의 입장 차이가 의제를 좁히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에서 취재를 한 외신 기자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했다.

클라우스 쉐어러 독일 ARD방송 특파원은 "이번 회의에 대한 한국의 준비는 잘됐지만 사전에 의제가 좁혀지지 못해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며 "이번 회의가 유럽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정상회담이 자주 열린 것도 한 원인이 됐다" 고 말했다.

찰스 스캘런 BBC 특파원도 "그나마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 분위기 조성이라는 주제가 있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알맹이 없는 회의가 될 뻔 했다" 고 평가했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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