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의 곡선은 여성의 가슴이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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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크리스탈 와인잔들. 참 아름답죠?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바디, 길고 곧게 뻗은 기다란 대롱, 그리고 동그란 원형의 받침대.....잘 묵은 와인 병을 보며 젖는 행복감과도 같은 설레임을 줍니다.

최초의 와인잔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손꼽히는 트로이의 헬레네(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의 주인공이죠) 유방을 본뜬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하...이럴수가...그러고 보니 비슷하게도 생겼군요. 이건 신화 속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랍니다. 프랑스 루이16세때에는 말많고 탈도 많았던 마리앙투와네트 왕비의 유방을 본뜬 와인잔을 만들었다니, 참 그 잔에 마시는 와인 맛이 어땠을지 궁금해지는군요.

흔히들 와인잔을 전축의 스피커에 비유하죠. 아무리 빠빵한 앰프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훌륭한 스피커가 없다면 제대로 된 음색을 즐길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훌륭한 와인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잔이 없다면 와인 마시기의 즐거움은 반감될 겁니다.

와인의 풍미를 완성시키는 와인 잔은 어떤 것일까요?

흔히 보르도 잔이라 불리는 입 부분이 좁고 타원형의 잔은 보르도·까베르네 쇼비뇽·멜로·키안티·진펀델 같은 와인을, 버건디(부르고뉴)잔이라 통칭하는 통통한 몸집의 잔은 버건디·피노 누와·발롤로 같은 와인에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샴페인으로 통칭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뽀글거리는 기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길고 얇은 모양의 잔(튜울립잔 또는 플루트 잔이라고 부르지요)이 좋죠.

100ml에서 250ml까지 다양한 크기의 와인 잔이 있는데요, 식전이나 식후에 마시는 디저트 와인잔은 대체로 작은 것, 테이블 와인용으로는 큰 것을 사용합니다 (디저트 와인잔인 메인 식사때에는 치우는게 예의랍니다).

아! 그리고 웨이터가 와인을 따라줄 때에는 다른 술을 받을때처럼 술잔을 잡지 마세요. 그냥 두시면 됩니다. 와인 잔을 잡을 때에는 컵의 바디가 아니라 대롱 부분을 잡아야 해요. 튜울립 모양의 바디를 잡으면 와인 잔에 체온으로 제대로 와인의 맛이나 향을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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