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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워터게이트 포스터 … 클린턴, 르윈스키 스캔들 게시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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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모두 18개의 대통령 기념·도서관이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40년 뉴욕 하이드파크에 자신의 기념·도서관을 만든 게 시작이다. 국정운영 기록은 국가 자산이라고 생각한 그는 재임 중 기록을 이 기념관에 모았다. 이후 역대 대통령이 재임 때 자료를 기념관에 보관하는 전통을 이어갔다. 1978년엔 ‘대통령 기록법(Presidential Records Act)’이 만들어졌다. 대통령과 관련된 통치 문서를 ‘국립문서보관기록청(NARA·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이 관리한다.

기념관은 대통령의 출신 지역에 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지미 카터는 그의 땅콩 농장이 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영화 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LA 할리우드 근처에 기념·도서관이 있다. 가장 최근(2004년)엔 아칸소주 리틀록에 ‘빌 클린턴 센터’가 건립됐다. 총 1만3384㎡(약 4200평) 규모의 도서관 겸 기념관이다. 2009년 1월 퇴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기념관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텍사스주 댈러스 근교에 있는데 2만900㎡(약 6322평) 규모로 건축비만 3억 달러(약 3400억원)나 들었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은 출신 지역이 아닌 미국 워싱턴 DC 한복판에 있다. 이들 기념관은 통치 문서나 재임 기간의 자료를 보관하지 않아 미국에선 기념관이 아니라 유적지로 분류된다. 링컨 기념관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떠 만들었다. 도리아식 기둥 36개가 받치고 있는 직사각형의 대리석 건물이다. 기둥 36개는 링컨이 암살될 당시 미국의 36개 주를 의미한다. 제퍼슨 기념관은 로마 시대 양식인 돔형 지붕에 대리석 계단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대통령 기념관엔 희귀 자료와 장서가 많다. 91년 문을 연 레이건 기념·도서관엔 5000만 장에 달하는 문서와 150만 장의 사진 및 영상 자료가 있다. 빌 클린턴 센터엔 클린턴이 애용한 색소폰을 비롯한 물품 7만5000점, 서류 7600만 장, 사진 200만 장이 전시돼 있다. 보스턴의 케네디 기념·도서관엔 쿠바 미사일 위기와 관련된 미 정부 문서가 비치돼 있다.

또 대통령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키는 문제점을 막기 위해 역사학을 전공한 기록관리사(Archivist)들이 관련 자료의 수집과 보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리처드 닉슨 기념관엔 워터게이트 관련 포스터가 걸려 있다. 빌 클린턴 기념관엔 르윈스키 스캔들 사건이 게시돼 있다.

대통령 기념관의 인기는 대통령 인기를 따라간다. 불명예 사임한 닉슨 기념관은 한적하지만 레이건 기념·도서관은 해마다 60여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기념관엔 레이건을 태우고 211차례, 63만 마일을 날았던 에어포스 원 대통령 전용기(사진)와 베를린 장벽 일부도 있다. 사실상 박물관이다. 지난해 9월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이곳에서 레이건이 탑승한 에어포스 원을 배경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최상연·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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