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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간의 행복 - 그릴 가우초

중앙일보

입력

아르헨티나의 대평원에서 활동하던 목동들의 별칭인 '가우초'. 복잡한 압구정동의 뒷골목을 이리저리 따라가다보면 너무나 앙증맞은 후라이판이 고즈넉한 사찰의 목어처럼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조그마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2층, 3층, 테라스까지 높다랗게 쌓아 규모의 경제학으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레스토랑'의 부담스러움이 아닌, 동네 김밥집처럼 정겨움이 가득한 공간이 가우초이다. 그릴 가우초에는 모든 것이 조금조금하기만 하다. 마늘과 햄, 반짝이는 글라스들이 매달려있는 주방과 나란히 일렬로 놓여있는 그리 많지 않은 테이블, 소박한 타일 바닥, 언제나 깨끗한 테이블 보, 대나무 말이로 대신하는 테이블 세팅과 미소띤 직원들.

가우초의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놀랍게도 '함박 스테이크'다.

계란 후라이가 너무나 소박하게 올려져있는 데미그라스 소스 햄버거 스테이크는 그릴 가우초를 미식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한 인기메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찰지게 치댄 햄버거 스테이크의 고소한 맛과 독특한 데미그라스 소스, 그리 고 토핑으로 얹어진 계란 후라이가 어울리는 맛은 '정통'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의 진수를 선보인다. 반숙인 계란후라이의 미끌거리는 촉감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주문할 때 완숙 후라이를 부탁하는 것 정도는 취향에 맞게 조절해보자.

여기에 간장과 와사비 소스(곱게 갈은 무까지 함게 제공되는)에 찍어먹는 와사비 비프 스테이크는 또 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질펀한 A-1 소스나 육수를 밑간으로 만들어진 소스를 끼얹은 기존의 스테이크와는 달리, 고기 육질의 맛을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와사비 비프 스테이크! 마치 메밀국수 양념같다고 투덜거릴지 모르지만 따뜻하게 구워진 두툼한 고기살과 새초롬한 와사비 소스의 어울림은 부조화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낸다. 이밖에도 와인향이 그대로 배어있는 와인 스테이크와 스테이크 냉채 등의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전화 02-545-2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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