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인들, 평양역 들어가는 女 옷차림 보더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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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노점상을 차린 북한 여성들]

북한 관영 매체에 비치는 평양의 겉모습은 가지런하게 정돈된 느낌을 준다. 꾀죄죄한 옷차림을 하고 있거나 큰 짐을 들고 있는 등 궁색한 모습의 주민들은 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모습은 모두 연출된 것으로, 북한이 의도적으로 주민들을 통제한 결과다. 평양 시내에 풍기문란 단속을 위한 '규찰대'가 주민들의 복장이나 머리 모양, 김일성 초상휘장 착용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세습 등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북한은 최근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6월 평양 교외 구역의 지하철 종점인 락원역에서 군인들이 지하철 역사에 입장하는 주민을 통제하는 모습을 담아 2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공개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들고 있는 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정연한 평양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검열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를 촬영한 북한 내부 기자는 "배낭을 멘 상태에서는 역사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옷차림이 초라한 사람은 물론 꽃제비도 안 된다"면서 "검문을 잘 통과했다고 해도 중심구역에서 똑같은 검문에 걸려 결국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고 전했다.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영상에는 배낭을 멘 채 역사 내로 들어간 북한 여성이 '검열원'이라는 완장을 찬 북한 군인들에 의해 끌려가다시피 쫓겨나는 장면이나 복장이 초라하다는 이유로 남성 노인이 통행을 제지 당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모란봉 구역을 촬영한 영상에는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담당 공무원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도 있다. 공무원은 짜증스럽고 거칠게 소리를 지르며 여성들을 쫓아낸다.

주민들의 외관을 검열하는 이들은 대부분 일반 군인이 아니라 경무(헌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병사들도 단속대상이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 기자는 "군복 차림의 병사가 평양 시내 중심부로 이동할 수가 없으며 부대가 이동해야 할 때는 사복으로 갈아입게 되는데, 이 또한 외국인의 눈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인구 대부분은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는 서민들이지만 그 모습이 외부에서 평양을 찾은 사람들의 눈에 들어올 일도 없고 또 관영 언론 매체에서도 이를 내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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