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중문 골프장 매각 계속 표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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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영혁신 차원에서 추진돼온 한국관광공사의 제주도 중문 골프장 매각 작업이 2년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10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도 중문 골프장은 지난 98년 8월 정부의 매각 지침이 확정된 이후 지금까지 민간 업체들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입찰을 실시했으나 응찰자가 전혀 없어 매각이 2년째 지연되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에따라 올 연말께 골프장에 대한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해 현재 842억원대인 예정가격을 10%이상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 골프장과 함께 매각이 추진돼 왔던 주문진 가족호텔의 경우 지난달만해도 3회의 입찰 공고를 낸 것을 포함, 지금까지 총 14회의 입찰을 실시했으나 역시 응찰자가 없어 지난달 30일 한국토지신탁에 매각 작업을 위탁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응찰자가 없는데도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 경쟁력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지연되면 될수록 관광공사의 골프장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유찰이 계속되면 결국 자산의 감정가격만 자꾸 떨어져 국가 자산을 헐값에 내놓는 결과를 빚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특히 제주도 관광업계에서는 제주도의 유일한 퍼블릭 골프장인 중문 골프장이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매각 반대 의사를 여러번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문 골프장을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1만5천여명으로 전체 관광객대비 비율이 지난해 20%대에서 지난 8일 현재 42%로 배이상 높아졌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관광공사는 관광 진흥, 홍보 업무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기타 사업을 정리토록 한 것"이라며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당분간은 매각을 계속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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