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경평축구, 부활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 사업으로 구상 중인 남북축구대회(경평전)와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을 본격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집무실로 찾아가 경평전과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에 대한 정부의 협조를 부탁했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두 사람의 만남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박 시장이 류 장관을 만나 경평전과 서울시향의 공연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류 장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현재 서울시는 남북협력기금으로 180억원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교류사업에) 서울시가 이 돈 중 일부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투어의 하나로 홍콩에 머물고 있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평양 공연 추진과 관련,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좋은 쪽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아시아 투어 기간에 베이징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해 남북 합동 교향악단의 연주를 정례적으로 추진하기로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와 의향서를 체결했었다. 남북 교향악단 합동 공연은 2000년 8월 서울에서, 2002년 9월 평양에서 각각 열렸다.

 경평전은 1929년 경성중학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가진 뒤 매년 한 차례씩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다. 그러나 1935년 일시 중단된 뒤 해방 직후인 46년 3월 서울에서 재개됐지만 이후 분단이 굳어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서울과 평양 사이의 남북 축구 대회인 경평전과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을 공식 제의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