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음악 하는 공학자’ 성굉모 교수 강단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성굉모 교수.

‘음향학의 대가’로 불려온 서울대 전자공학과 성굉모(65) 교수가 28년간의 교수 생활을 마치고 오는 29일 정년퇴임한다. 성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아헨 공대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1983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국내에 생소한 음향학 전문가인 그는 음대 교수를 겸임하기도 했다. 성 교수는 월드컵경기장의 음향시설부터 잠수함의 소나(음향탐신기)까지 소리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을 연구해왔다. 2010년에는 경찰의 ‘음향대포’ 도입을 막기도 했다. 그는 “해적에게나 쓰는 음향대포를 집회 때 사용하면 시민들이 다칠 수 있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작곡가를 꿈꿨다고 한다. 서울대 공대 진학 후에도 바이올린을 배워오다 독일 유학 시절 하인리히 쿠트로프(Heinrich Kuttruff) 교수를 만나면서 ‘음향공학’을 전공하게 됐다. 귀국 후 음대 겸직교수를 맡아 ‘음악음향학’을 25년간 가르치며 클라리넷·색소폰 등 7가지의 악기를 연주할 정도의 실력을 쌓았다. 7년전부터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젤로스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베이스 클라리넷 주자로 활동하며 일주일에 4차례씩 악기 연습을 해왔다. 그가 개인적으로 모은 악기만 해도 100여점에 달한다.

글·사진=정원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