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칼럼] 블랙스포이테이션의 향기

중앙일보

입력

새뮤얼 잭슨 주연의〈샤프트(shaft)
〉는 1971년 고든 팍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팍스의〈샤프트(shaft)
〉는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력하고 섹시한 흑인 액션영웅을 창조하면서 블랙스포이테이션(Blaxploitation:흑인중심영화)
의 효시로 꼽히는 작품. 스파이크 리와 함께 대표적 흑인감독으로 꼽히는 존 싱글턴이 메가폰을 잡고 카리스마 넘치는 새뮤얼 잭슨이 '샤프트'역을 맡아 개봉 첫 주 흥행성적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배우 새뮤얼 잭슨은 48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났다. 아틀란타 모어하우스 대학에서 드라마 예술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그저 그런 배우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70년대를 떠돌았다.

80년대 들어서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91년도 작품〈정글 피버(Jungle Fever)
〉에 조연을 따낸 것이다. 또 다른 흑인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의 형 역할을 맡아 마치 자신의 생활을 연기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선보이며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상복도 터졌다. 칸느 영화제 남우조연상과 뉴욕비평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때부터 황금의 90년대를 보내게 되는 새뮤얼 잭슨은 로저 도널드슨 감독의 정치 스릴러〈화이트 샌드(White Sands)
〉와 전형적인 패러디 코믹 영화〈원초적 무기(National Lampoon's Loaded Weapon 1)
〉등 다양한 장르를 거치며 착실히 연기력을 다졌다.

이후 '영화신동'이라 불리며 세계 영화사를 뒤흔든 쿠엔틴 타란티노를 만나 연기에 날개를 달았다.〈펄프 픽션(Pulp Fiction)
〉에서 성경을 읊조리는 살인 청부업자로 출연, 강렬한 연기를 펼치며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잠시〈다이 하드 3(Die Hard:With A Vengeance)
〉와 〈롱 키스 굿 나잇(Long Kiss Goodnight)
〉을 통해 액션장르로 외도를 하지만 이내 진지한 드라마로 복귀했으며 다시 타란티노를 만나 〈재키 브라운(Jackie Brown)
〉진영에 합류했다.〈재키 브라운(Jackie Brown)
〉의 연기덕분에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게 되고 이젠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진짜 배우로 자리잡았다.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인〈네고시에이터(Negotiator)
〉와 영화사상 최대의 블록버스터인 조지 루카스 감독의〈스타 워즈:보이지 않는 위험(Star Wars: Episode I-The Phantom Menace)
〉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주가를 한층 높였다.

특히, 〈네고시에이터(Negotiator)
〉에선 라이벌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와 경연을 벌이며 인질 협상 전문가로 출연, 불꽃 튀는 연기력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네고시에이터(Negotiator)
〉는 새뮤얼 잭슨과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가 전부일 만큼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그 어떤 영화들보다 돋보인다는 평을 얻었다. 배우에게는 최대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둘 다 내노라하는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임을 상기한다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배우가 어떻게 영화를 장악할 수 있는가에 대한 훌륭한 모범답안이 바로 〈네고시에이터(Negotiator)
〉라 할 수 있다.

흑인배우 삼인방(새뮤얼 잭슨, 덴젤 워싱턴, 윌 스미스)
중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가 바로 새뮤얼 잭슨이다. 윌 스미스가 주로 코믹한 액션을 주종목으로 선택한 반면 덴젤 워싱턴은 심각한 주제의 드라마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새뮤얼 잭슨은 액션과 드라마, 심지어는 코미디 장르까지 오가며 비록 작은 역할이라도 묵직한 존재감과 빛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새뮤얼 잭슨은 지난 10년간 헐리웃에서 가장 정신없었던 배우 중 한사람이다.(그도 그럴것이 90년대에만 무려 40여편의 영화에 출현했으니)
당분간 예전보다 훨씬 바쁘게 지낼 것 같다. 그의 출연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영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니까.

새뮤얼 L. 잭슨 팬클럽 홈페이지
http://members.aol.com/bleacherbe/slide.html

〈샤프트〉 공식 홈페이지
http://www.shaft-themovie.com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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