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휴대폰카메라(폰카)를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들고 다니는 세상이다. 폰카 해상도가 1000만 화소를 넘나들면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디카)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위기의 디카는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키워드는 ‘특수기능 갖추기’다. 찍는 재미를 극대화하는가 하면 떨어져도 손상이 없고 줌 기능에 특화하기도 한다. 폰카로는 흉내낼 수 없는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자들의 눈길을 붙잡자는 전략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이달 9일 신제품 ‘익서스’ 4종과 ‘파워샷’ 7종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익서스 510 HS’와 ‘240 HS’는 캐논 최초로 와이파이(WiFi·무선랜) 기능을 탑재했다. 캐논은 이 카메라와 스마트폰·태블릿PC를 연동하는 아이폰용 앱(응용프로그램) ‘캐논 카메라 윈도(Canon Camera Window)’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카메라에 있는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저장한 뒤 해당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e-메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폰카보다 좋은 화질의 사진을 폰카만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니콘은 고배율 광학 줌과 ‘렌즈 시프트 손떨림 보정기능(LVR)’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니콘이 올해 출시한 쿨픽스 브랜드의 신제품은 성능을 강화한 P시리즈, 스타일에 중점을 둔 S시리즈,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L시리즈 등 9종이다. 특히 36배 광학줌 P400의 후속 모델인 P510은 최대 42배 광학 고배율 줌을 지원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폰카는 작은 크기 때문에 렌즈나 이미지 센서에 한계가 있는 데다 광학줌을 갖춘 제품이 거의 없다”며 “이런 부분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충격과 추위에 강한 카메라를 내놓았다. 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제품에 손상이 없고 영하 10도까지 견딜 수 있는 아웃도어용 방수 카메라(TG-820, TG-620)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엔드(고급형) 카메라로는 고화질 동영상과 1600만 화소의 사진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멀티 레코딩, 24배 줌(25~600mm)을 갖춘 SZ-31MR, SH-25MR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준호 올림푸스한국 전략경영실 이사는 “신제품의 특징은 기능을 철저히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췄다는 것”이라며 “폰카로는 사진을 찍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꺼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출시한 삼성카메라 ‘미러팝 MV800’은 찍는 재미를 되살렸다. 비장의 무기는 상단으로 팝업시켜 180도 회전시키는 LCD 화면. 폰카로 찍기 어려운 각도의 사진도 LCD화면을 보면서 쉽게 찍을 수 있다. 본체를 뒤집어야 했던 셀카도 LCD화면만 돌리면 자기 얼굴을 보면서 찍을 수 있다. 출시 후 국내에서만 6만 대가 팔렸다. 촬영한 인물 사진을 카메라에 내장된 배경화면이나 사용자가 따로 찍은 풍경사진 등에 합성할 수 있는 ‘매직프레임’, 적당한 인물 포즈를 제시해 주는 ‘포즈가이드’ 기능도 유용하다. 찍어 놓은 사진 한쪽에 다른 사진을 찍어 추가할 수 있는 ‘픽처 인 픽처’ 기능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미러팝이 인기를 얻자 이달 들어 기존의 블랙과 화이트·레드 색상 외에 핑크색 제품을 추가 출시했다.
박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