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나현, 또다시 득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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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8강전>
○·나현 초단 ●·쿵제 9단

제9보(101~114)=예전에 이창호 9단이 공격에 나서거나 돌을 잡으러 가면 진짜 공포감을 줬다. 이창호는 돌다리도 두드려만 보고 건너지 않는 사람, 50%는 어림도 없고 80%짜리도 못 본 체한다. 100% 확실해야 움직인다. 지금 중앙을 끊은 나현 초단의 강수도 꽤 공포감을 준다. 전형적인 ‘이창호과’로 분류되는 나현이 이처럼 강경하게 돌을 절단해 가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속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쿵제 9단은 일단 101로 뻗는다. 사실 이 부근의 행마는 이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라 101부터는 코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 101 뻗으면 백도 102 살리고 102가 오면 중앙 흑 대마가 103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때 104 차단하면 105, 107로 대마가 살아야 한다. 여기까지가 외길 수순이다. 문제는 그 다음 백이 108로 움직였을 때다.

 ‘참고도1’ 흑1로 살리는 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강수. 백은 2~8까지 쉽게 두어도 유리한 싸움이다. ‘참고도2’ 백2로 끼우면 좀 더 확실하다. 쿵제는 식은땀을 흘리며 장고하더니 109로 물러섰고, 백은 114까지 두 점을 잡아 또다시 승점을 거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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