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 브랜드 ‘스파이시칼라’ 말레이시아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내에 자리잡고 있는 이세탄 백화점. 이곳의 여성복 바이어가 지난해 10월 국내 패션업체인 스파이시칼라 측에 ‘입점 논의를 위해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스파이시칼라는 자라·유니클로에서 영감을 얻어 지난해 2월 사업을 시작한 토종 SPA 브랜드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는 전문점·독자상표·의류라는 세 의미를 합친 합성어로, 소비자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 제품을 직접 내놓는 브랜드를 통칭한다.

 스파이시칼라 김해련(49) 대표는 패션·전자·자동차 관련 기업 350여 곳의 브랜드 개발을 컨설팅하다가 이 회사를 직접 차렸다. 기존 SPA 브랜드의 특징인 무난하고 기본적인 디자인 대신 화려한 색, 독특한 스타일을 앞세웠다.

 상담이 오고 간 끝에 스파이시칼라가 오는 4월 25일 이세탄 백화점 1층에 매장을 낸다. 국내에 매장 10개를 연 신생 업체가 외국 백화점의 제의를 먼저 받고 해외로 진출하는 셈이다. 조건이 파격적이다. 우선 이 백화점의 여성복 브랜드 중 매장이 가장 넓다. 83㎡(약 25평) 규모다. 수수료도 평균보다 40%가량 낮은 조건으로 들어간다.

 이 같은 ‘모셔가기’ 뒤엔 동남아에서 한창인 K팝 열풍이 있었다. 이세탄 백화점의 바이어도 “한국 아이돌의 인기가 워낙 좋아서 백화점에 들여올 한국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며 입점을 제의했다고 한다. 스파이시칼라는 아이돌 그룹 카라의 한승연, 씨엔블루의 정용화를 비롯한 한류 스타에게 의상을 꾸준히 협찬해 왔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 해외 1호점을 냈고,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에 문을 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