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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클럽 민주당 '파티'간 이준석 "당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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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카우보이 모자 쓴 한명숙 5일 오후 서울 서교동 홍대클럽 ‘브이홀’에서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의 출마선언 ‘록 파티’가 열렸다. 한명숙 대표(앞줄 왼쪽 둘째)가 남윤인순 최고위원(왼쪽), 홍영표 대표비서실장(오른쪽 둘째) 및 청년 후보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형수 기자]

5일 오후 홍익대 앞의 클럽 브이홀. 지하 2층의 클럽엔 400여 명이 빽빽이 들어찼다. 총선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민주통합당이 처음 기획한 ‘록 파티(Rock Party)’ 현장이다. 372명의 후보 중 180명만 참석했지만, 가족과 지인이 함께 와 클럽이 비좁게 느껴졌다. 마이크를 잡은 박영선 최고위원이 “궁금한 점이 없냐”고 하자 누군가 손을 들었다.

 “비례대표가 되면 당의 거수기가 되는 건 아닌가요?”

 당은 ‘젊은 대표’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장소의 파격’을 선택했고 인디밴드와 맥주를 동원했지만 후보들의 질문은 나이보다 진지했다. 슈퍼스타K 방식의 경선을 통해 25~35세의 후보 중 남녀 각 2명, 총 4명이 비례대표로 선발된다. 우승자는 최고위원에 지명된다.

 청년 후보 중 17%만이 여성이라는 점은 행사에서도 드러났다.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아이를 안고 온 주부 김교연(34)씨도 눈에 띄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씨는 “2030세대 고통의 한 축이 실업이라면 또 다른 축은 출산과 육아”라며 “기존 정치가 풀어내지 못한 저출산과 육아 문제를 내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지원했다”고 했다. 그녀는 정치보다 생활을 얘기했다. 김씨는 막내(3)를 안고,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33)은 첫째(6)의 손을 잡고 있었다.

 한명숙 대표는 인사말에서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우리의 미래”라며 “낡은 정치를 여러분이 벗겨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야광 밴드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록 파티에 들른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위원. [강인식 기자]

 파티엔 새누리당 이준석(27) 비상대책위원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당에는 말도 하지 않고 왔다”며 “워낙 비교를 하니까, 와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서 “나와 생각이 대척점에 있는 분을 만나면 나중에 토론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강철규 공심위원장 등 외부에서 영입한 공심위원 8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첫 상견례를 겸한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기본적인 공천 원칙과 기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신경민 대변인이 전했다. 신 대변인은 “올해가 6·10 항쟁 25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어느 때보다 신중한 인선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정치·경제적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후보를 고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이나 능력보다는 후보의 정체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체성에 집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의 정체성과는 조금 다르지만 지역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무엇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의원이 여럿 있다”며 “정치는 때론 ‘선거이익(당선 가능성)’과 ‘지향점’을 감안해 최적의 선택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당은 이날 총선기획단 위원에 오종식 전 대변인과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를 추가 임명했다. 김현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정신을 살리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공심위원에 시민통합당 출신이 배제된 데 반발했던 문성근 최고위원을 달래기 위한 작업인 셈이다. 당초 최고위원 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던 문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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