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40초 역전 드라마 … 매닝·브래디 다시 맞붙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라이 매닝(左), 톰 브래디(右)

‘꿈의 매치업(Dream Match-Up)’으로 불리는 두 남자의 대결이 시작된다.

 5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는 6일 오전 8시30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제46회 수퍼보울(Super Bowl)이 열린다. 두 팀의 쿼터백인 톰 브래디(35·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일라이 매닝(31·뉴욕 자이언츠)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현지에서는 두 남자의 대결로 대표되는 이번 수퍼보울이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래디와 매닝은 2008년에도 수퍼보울에서 만났다. 미국인들이 수퍼보울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는 경기다. 지금도 그렇지만 브래디는 당시 NFL을 대표하는 쿼터백이었다. 그는 2002년 주전자리를 꿰차자마자 팀을 수퍼보울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4∼2005년에는 연속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수퍼보울 우승컵)를 품에 안았다. 반면 매닝은 형인 페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풋내기에 불과했다. 형인 페이튼은 2006년 수퍼보울 우승을 이끌었고 NFL 최우수선수(MVP)를 4회나 수상한 최정상급 쿼터백이었다.

 누구나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경기도 그렇게 흘렀다. 4쿼터 막판까지 뉴잉글랜드가 14-1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종료 40초 전 매닝이 13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극적 성공시킨 것이다. 매닝은 두 손을 하늘 높이 쳐들었고, 브래디는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결국 17-14로 자이언츠가 수퍼보울을 차지했다.

 브래디와 매닝의 머릿속에는 4년 전의 기억이 또렷할 것이다. 매닝은 수퍼보울 MVP로 뽑혔고,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반면 완벽한 쿼터백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던 브래디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브래디가 이번에 수퍼보울을 차지하면 통산 네 번째 다. NFL 역사상 네 번의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한 쿼터백은 조 몬태나(56)와 테리 브래드쇼(64) 두 명뿐이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브래디는 올 시즌 611개의 패스를 시도, 401개를 성공시키며 총 5235 패싱야드(리그 2위)와 39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65.6%다.

 그러나 ‘브래디 킬러’ 매닝도 만만치 않다. 어느덧 정상급 쿼터백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매닝은 4933 패싱야드(리그 4위), 29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60.95%로 브래디에 비하면 다소 처지 나 큰 경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 매닝의 강점이다. 2008년보다 패싱력도 눈부시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브래디를 꺾은 기억이 있다.

일라이 매닝

뉴욕 자이언츠
31세, 1m93㎝, 99㎏
2008년 수퍼보울 MVP
올 시즌 패싱야드 4933 (4위)

톰 브래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35세, 1m93㎝, 102㎏
2002·2004·2007년 수퍼보울 MVP
올 시즌 패싱야드 5235 (2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