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때문에 살인 … 돈 빼앗으려다 죽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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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구로경찰서는 빌려 간 10만원을 돌려 달라고 말한 동네 친구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지난 2일 구속된 김모(18)군이 알려진 동기와 달리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숨진 김모(18)군의 친구 한모(18)군으로부터 “범행 직전 가해자 김군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군에 따르면 피해자 김군이 26일 오후 가해자 김군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아르바이트비 20만원을 수표로 받아 빌린 돈을 갚을 테니 거스름돈 10만원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군은 이후 지난달 27일 0시30분쯤 피해자 김군과 함께 구로역에서 가해자 김군을 만난 뒤 남구로역까지 걸어간 뒤 두 김군과 헤어졌다.

 한군의 진술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피해자 김군의 지갑에 현금 10만원이 들어 있었던 사실을 설명해 준다고 경찰은 말했다. 가해자 김군은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숨진 김군이 ‘돈을 갚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말하겠다’고 해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왔다. 경찰은 가해자 김군이 계획적으로 돈을 빼앗으려다 김군을 숨지게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도구인 비닐 노끈의 출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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