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가 국가별 계정 차단 요청을 반영하겠다고 밝혀 ‘표현의 자유 vs 정부 규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서 구글이 자사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그스팟’에 국가별 주소체계를 새로 도입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BBC와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구글이 지난달 도입한 새 주소체계에 따라 국가별 콘텐트 차단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인도·호주·뉴질랜드에서 먼저 적용된 새 주소체계에 따르면, 이용자가 블로그스팟에 접속했을 때 주소가 해당 국가 도메인으로 자동 연결된다. 예컨대 인도 블로거가 ‘00.blogspot.com’에 접속하면 ‘00.blogspot.com.in’으로 바로 넘어간다. 한국(.kr)에선 아직 시행되지 않는다. BBC는 구글이 새 주소체계를 다른 국가에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조치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를 통해 국가별 콘텐트 차단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 적용 국가 중에 인도가 포함된 게 의미심장하다. 구글은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음란 및 불법 콘텐트 제공 혐의로 기소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주장해온 구글은 각국 정부와 종종 충돌을 빚어왔다. 2년 전 중국 진출 땐 G메일 등 서비스의 사전 검열을 수용했다가 갈등 끝에 본토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지금은 홍콩에서 `구글 차이나`를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은 국가별 주소체계를 도입하면서 이를 우회하는 기능도 `Q&A`코너를 통해 공개했다.`00.blogspot.com.kr/ncr`처럼 주소 끝에 `/ncr`을 추가하면 국가별 주소체계와 무관한 서비스 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다.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의 조스 라이트 연구원은 "구글의 이번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국가별로 다른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