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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차관 “청년창업 실패 부담 없게 제도적 장치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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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왼쪽)이 1일 서울 구로동 청년벤처보육센터(서울벤처인큐베이터)를 방문, 청년창업자 고경환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고씨는 얼굴인식 인증프로그램 사업을 하는 에이엔티홀딩스의 대표다. 2009년 창업해 지난해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획재정부 제공]

“청년창업자를 키우는 팔할(八割)은 도전과 도전정신입니다. 정부는 올해를 ‘청년창업 활성화의 원년’으로 정해 청년층의 창업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기업·우리은행의 ‘민간 매칭형 청년전용창업자금’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 후 구로의 서울벤처인큐베이터와 목동에 있는 중진공 청년창업센터를 방문했다. 청년창업센터는 서울의 청년 최고경영자(CEO)에게 컨설팅과 창업자금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창구다. 이곳에서 그는 청년 CEO와 현장 간담회를 했다.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청년창업 현장을 선택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었다. 이날 협약식을 한 ‘민간 매칭형 청년전용창업자금’은 김 차관이 지난해 예산실장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다. 그래서 올해 예산에 ▶금융회사와 매칭해 정부가 돈을 지원하는 창업자금 800억원 ▶평가를 거쳐 선별적으로 융자상환금을 조정할 수 있는 창업자금 500억원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투자 700억원 등 2000억원의 맞춤형 청년전용 창업자금이 반영됐다.

 청년창업에 대한 김 차관의 관심은 어린 시절 신산(辛酸)의 시기를 겪었던 그의 독특한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11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무허가 판잣집과 천막촌을 전전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김 차관은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열일곱 살에 은행에 취직해 가장(家長) 노릇을 했고, 야간대학과 은행을 병행하며 고시를 준비해 공무원이 됐다.

 김 차관은 이날 중진공 협약식에서 미당 서정주 시인이 23세에 쓴 시 ‘자화상’을 인용했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바람이다.” 그러면서 청년창업자의 ‘팔할’은 도전(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창업자들이 실패에 대한 과도한 부담 없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우리 경제의 성패는 청년층의 창의력에 바탕을 둔 창업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방문을 떠나기 전 본지 기자와 만나 창업 초기 청년창업자의 자금난을 조명한 본지 기사(1월 30일자 1, 4, 5면)를 언급하며 “청년 창업·창직 지원사업의 목적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미래의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호·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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