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샛별'로 떠오른 호헨반트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의 '플라잉 더치맨' 페테르 호헨반트(21)의 스트로크가 갈수록 거침없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벌어진 남자 수영 2백m 자유형 결승전에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호주산 '어뢰' 서프를 따돌리고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따낸 호헨반트가 남자 자유형 1백m까지 노리고 있다.

남자 자유형 1백m는 기라성 같은 세계의 '수영 스프린터' 들이 버티고 있는 최고의 각축장.

92.96 올림픽을 2연패한 세계 1위 러시아의 포포프를 비롯, 자유형 4백m 계영 첫번째 선수로 나서 1백m 구간 세계기록을 갱신한 호주의 마이클 클림과 미국의 자존심 게리 홀 등 쟁쟁한 상대들을 제쳐야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호헨반트는 19일 시드니 아쿠아틱 센터에서 벌어진 예선에서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1위(48초62)로 준결승에 진출, 새로운 단거리의 왕자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2위를 기록한 마이클 클림(49초09)과는 무려 0.45초 차이다.

준결승.결승전을 남겨둔 예선 성적임을 감안하면 20일 결승전에서 호헨반트의 금메달은 물론 새로운 세계기록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호헨반트는 예선이 끝난후 "오늘은 무척 피곤해 최선을 다할 수 없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경우 포포프와의 결승 대결도 문제없다" 고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호헨반트의 자신감은 강력한 경쟁 상대 포포프를 꺾어본 경험에서 나온다. 호헨반트는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6관왕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신고했다.

특히 8년간 자유형 50.1백m 종목에서 무패의 1인자로 군림해온 러시아의 포포프를 보기좋게 따돌린 것은 당시 세계 수영계를 놀라게 한 '이변' 이었다.

'자이언트 킬러' 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

그리고 1년후 호헨반트는 자신의 전리품 목록에 '서프' 라는 거물을 추가했다. 호헨반트는 20일 더이상 1위를 잡는 복병이 아니라 진정한 왕자 등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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