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김민석, 한국수영 가능성 확인

중앙일보

입력

`우리도 하면 된다.'

`영도물개' 김민석(21.동아대)이 가슴 벅찬 희망의 물살을 갈랐다.

19일 올림픽 자유형 100m 예선에서 50초49를 기록, 89년 5월 션쟨챵(중국)이 세운 뒤 `난공불락'이었던 아시아기록(50초51)을 11년여만에 무너뜨린 것.

동시에 올 3월 부산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51초14)을 무려0.65초나 앞당기면서 한국수영 사상 처음으로 마(魔)의 50초 벽을 돌파했다.

비록 결선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김민석의 아시아신기록은 한국수영의 잠재력을 입증한 `쾌거'임에 틀림없다.

경영 자유형, 특히 50m와 100m 자유형 단거리는 육상 100m, 200m처럼 `우리는 안돼'라는 패배주의가 팽배한 종목.

따라서 김민석의 아시아신은 한국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그의 신기록 추이를 보면 세계 8강도 가능한 꿈의 49초대 진입도 시간문제가 된 듯한 양상이다.

김민석이 고윤호의 자유형 100m기록(51초84)을 3년만에 깬 것은 불과 지난 2월의 일.

당시 대표선발전에서 51초50으로 한국신 행진에 들어간 그는 한 달 뒤 아시아선수권 예, 결선에서 각각 51초46, 51초14로 잇따라 자기기록을 깨트리며 한국수영의신기원을 예고했다.

올들어 김민석이 자유형 50m와 100m에서만 세운 한국신은 모두 5개.

사실 그가 6년전 태극마크를 처음 가슴에 달 때 주종목은 배영이었다.

아시아배영 1인자 지상준을 이을 재목으로 꼽혔지만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겉으로 떠돌며 방황하다 '98방콕아시안게임 후 세대교체 과정에서 대표팀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부산수영연맹 전무인 정부광 대표팀 감독의 배려로 1년만에 태릉에 복귀한 뒤 심민 코치의 강훈련을 묵묵히 견뎌내며 아시아의 스타로 거듭나게 됐다.

무엇보다 집중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키웠고 약점인 킥(발차기) 과 영법을 고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정부광 감독의 설명이다.

김민석은 "알렉산더 포포프(러시아) 같은 월드스타들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매진했다"며 "앞으로 2년 뒤가 선수생활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고 49초대 진입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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