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 파산 신청 … 4년 만에 의사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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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의과대학 졸업 뒤 사업하다 실패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 온 가장이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최근 발표된 의사고시에 최종 합격한 영남대 의대 82학번 김윤권(49·경산시 중방동·사진)씨.

 1982년 의대에 입학한 김씨는 평생 의사로 산다는 게 답답하다고 느껴 학업을 게을리했다. 다른 길을 고민하며 대학시절을 보낸 그는 입학 14년 만인 96년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 때도 의사고시는 뒷전이었다. 이후 그는 휴대전화 대리점 등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순탄치 않았다. 김씨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도가 났고 2004년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졸지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그는 급기야 2008년에는 개인파산을 신청했 다.

 김씨는 2009년 마침내 의사고시를 치기로 결심,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에 매달려 이듬해 1차 필기시험, 다음해 실기시험을 통과했다. 마침내 의사면허를 얻은 것이다. 그는 7세 딸과 6세 아들을 두었다. 조만간 지역의 한 요양재활병원에서 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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