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휴일 아침 기분 망치는 사진 안 실었으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55호 30면

일요일에도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일요일에도 신문을 꼭 봐야 하는 사람들, 아니면 신문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닐까? 전자는 언론에 종사하거나 업무 목적상 신문을 매일 검토해야 하는 이들일 것이고, 후자는 주중의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읽을거리를 찾는 이들일 것이다. 전자의 경우 정치·경제 등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의무감에서 읽어낼 수 있는 이들일 것이고, 후자는 문화·스포츠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제들을 선호할 것이다.

독자 옴부즈맨 코너

다양한 독자들을 너무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분류한 감이 있기는 하나, 독자들이 중앙SUNDAY에서 얻고자 하는 것도 이런 분류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듯하다. 다시 이분법으로 돌아가면, 전자는 일요일이 아닌 주중에도 매일 신문을 볼 것이고 후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자가 중앙SUNDAY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주중에 보았던 스트레이트 기사의 모음이 아니라 주중의 사건들에서 추출된 논평일 것이고, 후자가 추구하는 것은 폭넓은 지식과 흥미로운 정보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중앙SUNDAY가 전자와 후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독자가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254호 8면 ‘화장시설 태부족-실태와 해법’은 사회적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25면 ‘새 시대를 연 거목들-시몬 볼리바르’는 흥미로운 역사적 지식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각각 전자와 후자를 만족시키는 기사로 평가된다. 그리고 터키의 수멜라 수도원을 다룬 S매거진의 ‘TRAVEL’ 섹션 덕택에 번잡한 명절 분위기에서 벗어나 오스만 제국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호에 실린 사진 2장은 휴일 아침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손자병법으로 푸는 세상만사 11편’에 게재된 총살 장면과 S매거진 ‘한국의 매사냥’에 실린 피 묻은 꿩과 장끼의 모습이 그것이다.

무심코 넘길 수도 있지만, 이런 사진은 휴일 아침 신문을 보는 동안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되어 결과적으로 신문을 본 경험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것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일요일에도 신문 보는 이들을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하자면, 251호 S매거진의 별지 형식으로 제공된 ‘문화 캘린더’를 매주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251호에서는 2012년 한 해 동안 펼쳐질 광범위한 문화행사 정보를 제공했는데, 한 주에 있을 문화행사를 이런 식으로 제공한다면 독자들에 대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도움이 될 듯하다. S매거진의 ‘CULTURE’ 섹션에서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예술의전당 같은 대형 아트홀 행사를 주로 다뤄 대학로 소극장 등에서 개최되는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규모 공연 정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일요일에도 신문을 봐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요일 신문에서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찾는 이들에게 중앙SUNDAY가 사려 깊은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



권수미(번역가)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일간지 기자로 일했다. 호주 매콰리 대학교에서 ‘사이버 문화와 법’ 석사 과정을 밟은 후,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