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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간판으로 말끔해진 거리 … 시민도 업주도 싱글벙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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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건축과 유지상(사진왼쪽) 가로환경디자인팀장과 오태환 가로환경디자인 담당이 지난해 간판개선 사업을 진행했던 아고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옥외광고업무 평가에서 2년 연속 행안부장관기관표창 대상자로 선정됐다. [조영회 기자]

아산시 관내 도로가 깨끗하게 변화되고 있다. 아산시는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서 주관한 옥외광고업무 평가에서 2년 연속 행안부 장관 기관표창 대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왔다. 시는 온천관광지 이미지 개선을 위해 4년 전부터 간판 개선 사업을 추진, 불법간판 등을 일제정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입체형 LED 간판 설치를 유도해 왔다.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 공모사업인 LED간판교체사업에도 선정돼 한전기금 3억원을 지원받는 등 정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주의 마음을 바꾸다

“간판 사업을 시작한 첫 해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업주들이 간판을 선뜻 바꾸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몇 번이고 찾아가서 LED간판의 장점을 소개하고 일정부분 사업비도 지원해 준다고 하니 서서히 업주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아산시 건축과 가로환경디자인 오태환 담당의 말이다. 시는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해 도로변 가로환경을 ‘아름다운 거리’로 조성했다.

 사업시행 첫해는 7억원의 사업비로 온양시내 중심상권인 온궁로 43개동 158개 점포의 간판을 정비했다. 2009년에는 충남도 옥외광고 공모사업에 선정, 도비와 시비 각각 1억5000만원을 포함 총 3억원으로 온양온천역 광장 주변 점포 17개동 79개 점포의 간판을 개선했다. 이어 2010년에는 시비 4억8000만원으로 온천대로인 온양역전~관광호텔사거리까지 40개 동 147개 점포의 간판을 정비했다.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 LED간판교체 공모사업에 선정돼 한국전력기금 3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3억원을 합쳐 총 6억원으로 온양온천역~아고 사거리까지의 충무대로 42개동 169개 점포에 대해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간판개선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업주들이 기존 간판을 교체하는데 있어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기존 업주들은 간판이 크고 많아야 장사가 잘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간판의 변화를 기피했어요. 사실 간판의 크기와 수량에 따라 영업이익이 좌우되는 건 아닌데 말이죠. 수도권에 간판사업이 잘된 곳을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어 업주들에게 소개하기도 하고 LED간판이 에너지 효율에 좋다는 걸 인식시켜줬죠.” 실제로 입체형 LED간판은 일반 조명간판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80%이상의 절감효과를 줄뿐만 아니라 밝기 또한 2배 이상 밝아 간판의 기능향상과 가게경제에 도움을 준다.

함께 참여하며 상생발전 이룬다

“간판을 바꾸는 건 동의 했지만 개성 없이 만들어질까 걱정했었죠. 담당공무원들에게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해달라고 얘기했어요. 간판업체에게도 제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달라고 요구했죠.”

평소 도시미관에 관심이 많았던 임범규(41)씨. 그는 현재 아고거리에서 나인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그가 간판교체 제의를 받은 건 지난해 6월. 시에서 아고사거리 쪽에 간판 개선사업을 하려고 한다며 임씨에게도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그런지 몰라도 평소에 도시미관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때마침 시 공무원들이 찾아와 간판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수락은 했지만 걱정이 많았죠. 간판을 갑자기 바꿔버리면 생소해서 수강생들이 줄지 않을까 해서요.”

시는 이러한 욕구를 반영해 기존 간판을 철거하면서 디자인에 대해서는 업주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 또한 디자인 전문가,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광고물 관리 심의위원회를 거쳐 건물·업종별로 특색 있게 간판을 디자인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다음 심의회에 보완토록 했다. 디자인을 확정하는 단계를 거쳐 신규 간판의 수량은 건물 정면에 가로형 간판 1개(곡각지점은 2개)와 돌출간판 1개를 설치토록 기준을 정해 사업을 추진했다.

“요즘은 교체된 간판을 볼 때마다 흐뭇합니다. 전기료도 많이 절감됐고 매출도 상승했어요. 그리고 다른 지역 미술학원보다 간판 디자인이 독특해져 경쟁력도 더 생겼어요. 다른 지역도 LED간판 사업을 활발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임씨는 건물 간판에 만족해하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시는 이밖에 지역 상생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선사업 시 지역간판업체의 참여를 유도했다.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공모하면 타 지역 업체가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지역간판업체 10여 곳을 선정해 공사를 맡겼다. 시 건축과 가로환경디자인팀 유지상 팀장은 “전국 입찰을 통한 업체선정 방식은 아무래도 큰 기업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지역 간판업체의 발전은 아산시 도로개선사업에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업체를 밀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산시 아고사거리에 있는 나인미술학원의 간판개선사업 전(사진 왼쪽) 후 전경. [사진=아산시 제공]

주민 호응도 높고 업체들 인식도 좋아

2009년 간판개선 후 일반시민, 해당업주, 공무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간판개선사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98.9%가 아산시의 이미지 향상에 기여한다고 응답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업 전후 간판수가 40%이상 감소하고 에너지 절감효과도 80%이상 있는 것으로 조사돼 쾌적한 가로환경은 물론 시가 저탄소 녹색도시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는 가로환경의 개선효과를 더 높이고자 도로변에 불법으로 설치한 현수막, 에어라이트, 입간판 등 유동광고물에 대해 합동단속과 주말단속, 야간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를 근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내 주요지점 13개소에 20기 2단 행정 현수막 게시대를 설치해 공공목적의 현수막도 적법한 방법을 통해 홍보토록 여건을 조성했다.

22년간 아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양영순(48·여)씨는 “다른 지역보다 거리가 깨끗해진 것 같아 좋다”며 “특히 밤에는 LED불빛이 거리에 은은히 퍼져 운치도 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온양 구도심에 건물들이 낡고 볼 품 없었는데 개선사업으로 건물까지 깨끗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며 “시장조사와 업체들의 참여 요구 등을 반영해 지난해보다 사업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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