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15) 美여자테니스 드림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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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은 농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여자 올림픽테니스팀은 출전 선수 4명이 모두 세계랭킹 '톱6' 안에 들어 있는 '꿈의 팀'

팀플레이보다는 개개인의 성적과 상금이 더 중요한 테니스에서 최강의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것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미국 남자팀의 경우 아가시, 샘프라스 등 톱랭커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고 러시아와 호주 등도 팀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그 증거.

따라서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마저 투어 대회 전념을 위해 불참하는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여자 테니스의 단.복식 독식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윔블던 챔피언 비너스 윌리엄스, 호주오픈 우승자 린제이 데이븐포트, US오픈 타이틀보유자 세레나 윌리엄스, 몇년 전까지 세계 정상을 고수하던 모니카 셀레스.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4명의 선수들이 보유한 메이저 타이틀만 해도 무려 14개이고 최근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를 휩쓸었다.

금사냥의 선두주자는 최근 여자테니스협회(WTA) 투어대회를 나눠 먹다시피하고 있는 윌리엄스 자매.

언니 비너스는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올림픽 직전 끝난 US오픈까지 우승, 여자테니스 사상 최초인 5개대회 연속우승과 함께 26연승의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비너스는 또 동생 세레나와 자매팀을 구성, 복식 우승에도 도전한다.

비너스-세레나조는 언니 비너스의 강력한 요청으로 리사 레이몬드 대신 짝이 된 세레나가 복식랭킹조차 없지만 지난해 US오픈과 올 윔블던대회에서 우승, 올림픽 금메달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들중 단식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데이븐포트(2위)는 오랫동안 힝기스의 그늘에서 2인자 자리에 머물러왔지만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의 경험을 살려 단식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셀레스 역시 관중의 칼에 찔리는 불의의 사고 이후 주춤하며 정상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지만 언제라도 우승이 가능해 올림픽 무대는 온통 이들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왕년의 테니스스타 빌리 진 킹 감독도 "누가 나가도 걱정이 없다"며 자신만만한 표정.

결국 '집안싸움'이 되버린 올림픽 여자테니스 경기에서 '드림팀'이 또 한번 콧대 높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살려줄 것인지 사뭇 관심이 쏠린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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