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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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기자회견도 달랐다.

음반 발매와 컴백쇼로 귀국 신고를 마친 서태지 (28.정현철)
는 14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A&C홀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A&C홀은 보통 공연장이나 영화상영관으로 쓰이는 공간. 마치 컴백쇼 무대를 축소해놓은 듯이 강렬한 원색의 그림이 그려진 벽 세트로 무대를 둘러싸고 인터뷰가 시작하기 전부터 무대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려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약 2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1시간동안 진행된 회견에서 서태지는 간간이 웃음을 지어보이며 시종일관 침착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질문에 응했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전국 콘서트를 할 계획이며 방송 출연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할 것" 이라고 말했다."대부분은 체육관 정도의 큰 규모 공연장에서 공연을 갖겠지만 골수 팬들을 위해 1~2백석 규모의 작은 클럽에서도 노래하고 싶다" 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컴백쇼 공연에서 립싱크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방송에서 들려줄 사운드의 완성도 때문에 할 수 없이 립싱크를 일부 했지만 나의 본격 공연에서는 전곡을 라이브로 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매일 연습하고 있다" 고 말했다.

3개월 정도 활동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럴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면서 "그러나 이전처럼 은퇴한 가수의 입장이 아닌 만큼 어느때든 그리울 때는 한국을 찾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때 느꼈던 감동때문에 다음달 19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릴 남북한 가수의 세계평화음악회 무대에 설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미국서 공연 준비를 하던 기간에 텔레비전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모습을 보고 나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면서 "이것을 계기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릴 남북한 가수가 한무대에서 어울리는 한반도 평화음악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고 말했다.

해외진출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진출 계획은 나의 꿈이며 이것을 이루도록 가급적 노력할 것" 이라면서 "이번 음악을 계기로 미국 진출을 꾸준히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분야에서 프런티어가 되고 싶다는 욕구도 내비쳤다.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않은 하드코어 장르를 선택한 동기에 대해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음악 장르를 빨리 소개하고 싶은 것이 바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실제로 요즘 핌프 록 계열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어 이 장르의 음악을 택했다" 고 설명했다.그는 "조만간 한국에 핌프록 열풍이 일 것" 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은주 기자<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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