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베일 벗은 북한 양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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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북도 모두 신궁의 핏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양궁 선수 최옥실(26)이 예상과 달리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최옥실은 국제 무대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선수이지만 안정된 자세와 뛰어난 집중력을 과시, 이번 올림픽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양궁대표팀의 코칭스태프들이 훈련장에서 최옥실의 연습장면을 지켜본 뒤 입을 모아 여자 개인 부문 8강 진출을 장담할 정도.

북한의 경찰팀인 압록강팀에 소속된 최옥실은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와 공화국선수권대회,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 등 각종 체육대회를 휩쓸며 북한 기록을 잇따라 경신, 150여명의 북한 양궁 선수중 최고의 명궁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대회라고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12위)이 유일하지만 매년 중국과의 정기평가전에 참가, 나름대로 국제 경험까지 쌓았다는 평이다.

최옥실이 걱정하는 것은 역시 시드니의 거센 바람.

북한 양궁팀의 김종남 코치는 최옥실이 시드니의 거센 바닷바람을 실제로 경험한 뒤 적잖이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은 지리적 특성상 사방이 산으로 막혀있어 바람이 세게 불지 않는다는 것.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38파운드짜리 활을 사용하는 최옥실로서는 거센 바람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선수촌에서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함께 식사까지 하는 등 벌써부터 같은 민족의 정을 나눈 한국 선수단은 최옥실과 이번 대회에서 "바람을 이겨내고 제실력을 발휘해 세계인들에게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자"며 굳게 손가락을 걸었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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