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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프로젝트]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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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 강사가 세 단어 이상이 결합한 동사구의 예를 들고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영어 문장을 해석할 때 동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거예요. 이유는 동사가 문장 형태를 결정하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긴 문장도 동사만 빨리 찾아내면 뒤에 따라올 요소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해석이 빠르고 정확해집니다.”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 경기도 분당 이투스 고등부 전문관에서는 ‘5주 만에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외국어영역 두 번째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총 4시간의 수업은 이원일·이석 강사가 2시간씩 나눠 맡았다. 학생들은 “영문법의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짚어줘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라며 “이번 과정을 마치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석 강사

이날 수업은 ‘동사의 결합 원리’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원일 강사는 “동사가 12시제만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어의 동사는 두 단어나 세 단어가 결합해 다양한 동사구를 형성하며 여러 가지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는 “두 단어 이상으로 결합된 동사구는 마지막 동사에 따라 문장 구조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를 빨리 찾아내야 문장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예문으로 동사구를 찾고 문장 구조를 분석해보는 연습도 시켰다.

재수생 하태훈(서울 동작구)군은 “기초 문법부터 알려주니 외국어영역을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큰 그림이 그려졌다”고 말했다. 하군은 “수학·과학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생이라 중학교 때부터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해왔다”고 돌아봤다. “이번 수업을 계기로 지난해 4등급이던 수능 외국어영역 성적을 2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려 목표 대학에 꼭 합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소영(수원시 장안구)양은 지난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 중에 외국어영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수능 1개 등급 올리기’에 참여한 이유는 겨울방학 동안 외국어영역을 안정적인 1등급으로 끌어올려놓고 3월부터 언어와 수리영역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오양은 첫 수업 시간에 강사들이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이번 과정이 끝나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격려를 받았다. 오양은 “재수를 결심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지원군을 얻은 것처럼 든든해졌다”고 말했다.

이 수업에 참여하려고 지방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김은서(충남 서일고 2)양은 겨울방학 동안 서울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수업을 듣는 중이다. 김양은 “학교의 영어 시험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는데 모의고사 외국어영역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3~4등급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며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첫 강의 때 ‘후치 수식’에 대한 내용을 듣고 모의고사 문제를 다시 풀어봤는데 잘못된 독해 습관이 많이 고쳐지더라”며 “지방에서 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 이태경(대전시 유성구)양은 매주 목요일마다 시외버스를 타고 경기도 분당으로 와 수업에 참여한다. 이양은 “대전 집으로 돌아가면 자정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몸은 피곤하지만 수업만 잘 따라가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겨 먼 길을 오가지만 피곤함을 모르겠다”며 웃었다.

지금부터 중간고사 전까지 어휘 암기 힘써야

겨울방학 기간 중 외국어 등급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석 강사는 “정답노트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3~4등급 학생은 알고도 틀린 문제나 모르고도 맞춘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맞았다고 넘어가지 말고 문제 속에 숨어 있는 모르는 어휘나 구문들을 꼼꼼하게 갈무리해 다시 암기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과 11월 모의고사 시험지에 집중해 틀린 문제는 물론 맞은 문제도 짚고 넘어가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어휘 암기 요령도 일러줬다. 그는 “영어 어휘는 한 단어가 많은 뜻을 갖고 있어 단순히 표제어만 외우는 방식으로는 1·2등급까지 올라가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지문을 독해하며 같은 단어가 문맥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변주돼 사용되는 것을 정리해둬야 실력이 는다”고 조언했다. “해설지를 적극 활용하라”고도 말했다. 문제집을 풀 때 해설지에 정리된 중요 구문과 어휘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듣기평가 문제집의 경우 문제를 한번 풀어본 뒤, 해설지의 대본을 따라 읽으며 내용을 이해하고 문제 유형을 파악하면 실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이석 강사는 “EBS 연계를 맹신해 벌써부터 유형 분석에 들어가거나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집을 풀고 채점하기만 반복하면 등급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중간고사 전까진 지루하고 힘들더라도 꾸준히 어휘를 암기하고 구문을 분석하면서 영어 실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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