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가 예쁜 까닭은 '수렵시절 부터 선호하는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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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김태희씨의 얼굴은 좌우대칭이 잘 이뤄져 있고, 이목구비가 조화롭다. 수렵채취 시절부터 김태희씨처럼 생긴 얼굴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 같은 얼굴형이 미인의 기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중앙포토]

탤런트 김태희는 왜 예쁠까. 아이들은 왜 귀여울까. 자동차를 보면 두려워하지 않지만 뱀이나 밀폐된 공간에 맞닥뜨리면 왜 공포심을 느낄까.

 일상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질문들이다. KBS1 TV가 25일 오후 4시10분 방영하는 ‘과학콘서트’에서 경희대 전중환(진화심리학) 교수는 이들 질문에 대해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의 결과’라고 답한다. 인류가 수렵채집 시대부터 진화해 오면서 자연적으로 ‘김태희처럼 생긴 얼굴을 선호하는 사람’이 번성했고, ‘눈이 크고 머리가 상대적으로 큰 특징을 갖는 아이를 귀여워하는 사람’ 역시 많아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여러 질문에 대한 전 교수의 답은 이렇다. 김태희 얼굴에 미적 요소가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얼굴을 좋아하도록 사람이 진화했다. 김태희 얼굴은 보통 사람에 비해 작으면서도 좌우대칭,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형학자들은 이런 얼굴을 ‘미인(美人)’이라고 말한다. 수렵채집 시절 우리 선조들은 얼굴 피부에 윤기가 흐르고, 좌우대칭인 여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해 종족 번식에 유리하다고 봤다. 실제 이런 여성은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진화심리학에서 진단한다. 만약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고, 좌우 불균형인 사람이 김태희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보다 건강하고 종족 번식을 잘했다면 지금의 인류가 생각하는 미인의 기준은 달라졌을 것이다.

 아이들의 특징은 신체 비율상 눈과 머리가 아주 크다. 코도 낮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아이든 남의 아이든 사람들은 애들을 귀엽다고 느낀다. 이 역시 자연 선택 과정에서 이렇게 생긴 아이를 어른들이 좋아하도록 진화했다. 만약 선사시대부터 털북숭이인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현대인들은 그런 아이들을 귀엽다고 느꼈을 것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특징에 쉽게 끌리는 것 또한 부모나 남들이 잘 돌봐주도록 하는 마음을 얻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다.

 디저트만 해도 그렇다. 배부르게 음식을 먹고 난 뒤에도 달콤한 디저트를 또 먹는다. 달콤한 음식은 고칼로리 음식이다. 수렵채집 시절에는 지금처럼 냉장고도 없고, 식품이 넘쳐 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채취한 음식은 빨리 먹어 체내에 저장하는 게 유일한 보관 수단이었다. 디저트 역시 그 당시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 체내에 저장하려는 진화의 흐름이 작용한 때문이다.

 뱀을 보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면 공포심을 느끼는 것도 수렵채집 시절부터 무서움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즉 원시 조상들이 생존에 위협이 됐던 대상들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쉽게 공포를 배우고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즐거울 때 웃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 결론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가설이지만 웃음 소리를 통해 사회적 단합을 전파하려는 진화의 산물로 본다. 개그 프로그램을 혼자 볼 때보다 여럿이 볼 때 더 잘 웃는 게 그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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